웰콤 창업 주역 박우덕 대표 사퇴…'독립광고사 신화창조' 3인 다 떠나
‘소리 없이 강하다’(레간자) ‘정복할 것인가 정복당할 것인가’(프로스펙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현대카드) ‘오래오래 입고 싶어서’(트롬)….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이들 광고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웰콤’이라는 광고회사가 만든 작품이다. 숱한 히트작을 탄생시킨 ‘웰콤 신화’의 주인공 박우덕 사장(60)이 회사를 떠났다. 1987년 동료들과 함께 웰콤을 창업한 지 26년 만이다. 그는 현역 광고인 중 최고참급으로, 최근까지 웰콤의 광고 제작 전반을 직접 챙겨왔다.

웰콤의 최대주주인 프랑스 광고그룹 퍼블리시스는 “웰콤 사장을 조유미 레오버넷코리아 대표(42)가 겸직한다”고 3일 밝혔다. 또 웰콤의 경영, 재무, 인사 관리를 레오버넷에 통합했다. 웰콤과 레오버넷 모두 퍼블리시스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웰콤은 국내 광고산업에서 독특한 발자취를 남긴 회사다. 인하우스(in-house·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 중심인 광고 시장에서 독립 광고대행사로 독보적 위상을 갖고 있었다. 업계 30위권이던 1994년 제일기획을 제치고 삼성전자 냉장고 광고를 따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한솔PCS, 르노삼성, 신세계백화점, 하나금융그룹 등 대형 광고주를 하나씩 늘려갔다. 2006년 업계 서열 6위까지 뛰어올랐다. 아무리 큰 광고주라 해도 제작비를 지나치게 깎으려 들면 일감을 포기할 정도로 ‘광고의 질’을 중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웰콤은 1987년 박 사장이 동료 광고인 문애란, 김태형 씨와 의기투합해 세운 회사다. 이미 은퇴한 문씨와 김씨에 이어 박 사장도 물러남에 따라 웰콤의 전성기를 이끈 ‘창업 3인방’이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됐다. 퍼블리시스는 1998년 웰콤 지분 60%를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지분율을 조금씩 늘려 2008년 모든 지분을 차지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