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이어 위례신도시 중대형 '청약 대박'…중대형 회생? 국지적 현상?
판교 알파리움에 이어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삼성 래미안과 현대 힐스테이트 등 중·대형 고가 아파트들이 잇따라 ‘청약 대박’을 터뜨리면서 ‘분양가 6억원 초과 중대형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장기침체와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맞물려 중·대형 주택 인기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판교·위례신도시 ‘중대형 분양 대박’은 매우 이례적이란 게 주택업계의 시각이다.

27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접수를 동시에 시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와 ‘위례 힐스테이트’는 각각 평균 청약 경쟁률 27 대 1, 11 대 1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위례신도시는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의 ‘대표선수’로 이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중대형 아파트 인기에 건설사들조차 놀라는 눈치다. 이달 초에 분양했던 ‘판교 알파리움’도 중대형(전용면적 96~203㎡)으로 채워진 단지인데도 평균 청약 경쟁률이 26 대 1에 달했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으로 분양가격이 가구당 6억~11억1000만원이다. 평균 3.3㎡당 가격으로는 위례 힐스테이트가 1698만원, 래미안은 1718만원이다. ‘4·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도 전혀 없다.

부동산업계는 ‘청약 대박’의 원인을 ‘입지·가격·브랜드’ 등 ‘분양 성공 3박자의 조화’로 분석하고 있다. 강남권 신도시라는 입지에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대형 건설사 브랜드 등의 요소가 잘 어우러졌다는 것이다. 분양가는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2500만~3000만원)보다 낮다. 판교 알파리움(1897만원 선)도 주변 시세보다 200만~300만원 저렴하게 분양됐다. 시공사가 대형 건설사라는 점도 수요자들 관심을 끄는 요인 이었다.

분양전문업체 내외주건의 김신조 대표는 “위례 신도시는 향후 집값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이어서 앞으로 입지·가격·브랜드가 잘 맞는 단지는 중대형이어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위례·판교 중대형의 청약 대박 현상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현상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는 아직도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많다”고 분석했다. 일부 지역에 한정된 국지적 현상이란 것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