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동의 GS자이 아파트 136세대 주민들은 이달부터 전국 각 지자체별로 시행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각 세대별로 빌트인(built-in)으로 설치돼있는 음식물쓰레기처리기 ‘오클린’ 덕에 음식물쓰레기가 아예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거주민들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처리비용이 한푼도 들어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아파트에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이 아예 없어 냄새나 벌레에서 자유로와 여름철 주거환경도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효과는 방배 GS자이 뿐 아니라 개포와 죽전 GS자이, SK 남산리더스뷰 아파트 등 오클린이 설치돼 있는 아파트 입주민들 모두에 해당한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무풍지대’라 할만하다.

환경제품 전문 제조업체 오클린(대표 김한준)의 처리기가 음식물쓰레기 배출을 원천 차단하는 이유는 건조식, 분쇄식, 냉동식 등 어떤 식으로든 음식물쓰레기가 배출될 수밖에 없는 다른 처리기들과 달리 특수발효균 ‘아시드로’를 이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완전히 없애는 친환경 제품이기 때문이다.

오클린은 생선뼈나 닭뼈, 게껍질 같은 단단한 음식물은 물론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염분이 많은 국물까지 깔끔하게 처리한다. 아시드로의 강력한 분해능력으로 24시간 내에 음식물쓰레기를 분해하기 때문에 각 가정이나 아파트 단지별로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이 필요없이 집집마다 원천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가능하다.

오클린 관계자는 “냄새도 거의 없고 전기료는 월 2000원 정도에 불과한데다 투입한 음식물쓰레기의 5% 이하로 남는 질소화합물은 유기농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어 1석 3조 효과가 있다”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 이후 가정과 식당 등에서 문의가 급증하면서 판매량이 3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오클린 제품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무풍지대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건설단계에서부터 오클린을 채택하려는 건설회사들의 움직임도 있다.

김한준 오클린 대표는 “GS자이 아파트의 쾌적한 주거환경이 입소문을 타면서 몇몇 건설회사들과 빌트인으로 제품을 채택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클린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때문에 최근들어 일반에 각광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인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한 오클린은 10년 이상 꾸준히 기술을 개발하면서 5리터 용량의 가정용제품은 물론 수십㎏에서 1톤까지 처리할 수 있는 대형 제품까지 갖추어, 현재 전세계 2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에 따른 비용절감에서부터 환경보호, 자원재활용 등 친환경기업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각 가정의 실질적인 니즈 뿐 아니라 거시적인 정부정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품개발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