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티웨이, 탑승률 급증 비결은?…'적과의 동침'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간 최초로 공동운항에 나서 탑승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LCC 중에서도 경쟁사이자 약체로 분류되는 두 항공사가 새로운 수익모델 개척에 나섰다는 평가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두 항공사가 공동운항 중인 김포-대만 쑹산(타이베이) 노선은 이달 23일까지 평균 탑승률 88.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취항 후 평균 탑승률인 68.1%에서 20%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성수기인 7~8월과 1~2월 평균 탑승률(73.5%)보다 비성수기인 5~6월 탑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두 항공사가 공동운항을 통해 승객들에게 다양한 스케줄의 항공편을 제공한 것이 탑승률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김포-쑹산 노선은 현재 이스타 항공이 주 3회(화·목·토), 티웨이항공이 주 4회(월·수·금·일) 운항을 맡고 있다. 2개의 항공사가 1개의 항공기로 동일 노선을 운항하는 공동 운항에 따라 양사는 이 노선 항공편에서 일정 좌석을 공유하게 됐다. 두 항공사 모두 주 7회씩 운항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쑹산공항은 김포공항처럼 비지니스 공항의 성격을 띄고 있다"며 "주 7회 운항을 통해 관광뿐 아니라 비지니스 목적의 고객들에게 다양한 스케줄의 항공편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국내 LCC간의 공동운항이 드문 상황에서 두 항공사가 윈윈 효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LCC와 같은 노선을 매칭하기 어렵고 노선이 같더라도 각사별로 마일리지, 예약·발권 시스템을 공유하는 것이 어려워 LCC간 공동운항은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LCC 가운데 4~5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스타와 티웨이가 새로운 전략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국내 대형항공사와 외국 항공사 사이의 공동운항이 일반화됐으며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같이 계열 항공사 간의 공동운항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다만 "LCC간의 공동운항이 단기적으로는 윈윈 전략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경쟁 관계에서 어느 하나가 발을 빼는 상황이 오면 노선을 지속적으로 운항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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