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회, '투톱' 체제로 참의원 선거…'또 다른 敗者' 민주당 대표도 사임안해

일본군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도쿄 도의원 선거 참패에 빌미를 제공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가 다음달 참의원 선거(7월21일 유력)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시모토 대표는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체 127석 중 2석을 얻는데 그친 도쿄 도의회 선거 결과를 '참패'로 규정하며 "모든 것이 대표인 나의 책임"이라고 밝혔지만 "참의원 선거에서 다시 신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신회는 일단 현재의 하시모토·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공동대표 체제로 내달 참의원 선거를 치르게 됐다.

앞서 하시모토는 지난달 '일본군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자신의 발언이 야기한 파문 속에 유신회 지지율이 추락하고, 이시하라를 필두로한 당 내부 비판까지 제기되자 지난 19일 도쿄 도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당내에서 사임론이 나오면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유신회가 현직 오사카 시장으로, 오사카를 확고한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는 하시모토의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터라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자 결국 당내의 하시모토 사임론은 선거 직전부터 수그러들었다.

이시하라 공동대표도 선거 당일인 23일 밤 후지이 다카오(藤井孝男) 유신회 국회의원단 선거대책위원장에게 "어떤 결과가 되든 하시모토 공동대표와 일치 단결해 참의원 선거를 치르자"고 말했다.

하지만 하시모토가 유신회 추락의 출발점인 '위안부 망언'을 취소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신회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참의원 선거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하시모토를 좌장으로 하는 유신회 주류인 오사카 진영과 이시하라가 이끄는 도쿄 진영이 도쿄 도의회 선거 직전 '하시모토 책임론'을 둘러싸고 불거진 '동서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고 전력을 정비할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우익의 샛별' 하시모토와 '원조우익' 이시하라의 동거가 시너지효과를 내며 유신회는 창당 3개월만에 치른 작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54석을 획득하며 일약 제3당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지난달 하시모토의 위안부 망언 등이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면서 지지율이 하락, 최근 일본 매체들의 지지정당 여론조사에서 5%를 밑돌고 있다.

한편, 역시 15석을 얻는데 그치며 도쿄 도의회 제1당에서 제4당으로 추락한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대표도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가이에다 대표는 이날 당내 의원회의에서 "도쿄 도의회 선거와 참의원 선거는 연결되는 선거"라며 "내가 앞장서서 결의를 표명할 것이니 더욱 분발해 달라"고 촉구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