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영화제 참석차 방한한 中 관료와 비공개 회동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비자금 사태'로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대외 활동에 나서 눈길을 끈다.

20일 CJ그룹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은 지난 16일 제5회 중국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차이푸차오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 총국장과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CJ E&M 센터에서 비공개 회동을 했다.

광전총국은 중국 정부에서 문화산업을 관장하는 핵심 기구다.

CJ그룹 계열사인 CJ CGV와 CJ E&M은 2006년부터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와 중국의 광전총국과 협력해 매년 한국과 중국을 번갈아가며 양국의 영화를 소개하는 중국영화제-한국영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중국영화제에는 광전총국장을 비롯한 중국 관료들을 초청했다.

이 회장은 차이푸차오 광전총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향후 미디어·영상문화사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각 분야의 인재들과 함께 중국 경제 및 문화산업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한-중 양국 문화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문화산업 발전의 혜택이 양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이푸차오 국장은 "중국과 한국 모두 유교문화를 신봉하는 국가로 양국은 공통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어 양국 문화산업 합작의 미래가 밝다"며 한국과의 문화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을 처음 찾은 차이푸차오 총국장과 한산핑 차이나필름그룹 사장 등 11명의 중국방문단 일행은 이날 중국영화제 개막식 참석에 이어 CJ E&M센터를 방문, 사옥 안에 마련된 시사실에서 4DX 상영관 등을 체험했다.

이들의 만남은 중국의 인터넷 매체들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시점인데도 중국 고위 관료를 만나는 자리에 몸소 나선 것은 해외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CJ E&M과 CGV 등 CJ계열의 문화사업 부문은 영화와 방송, 공연 등 다방면에 걸쳐 중국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수년간 현지에서 공을 들여왔다.

CJ E&M은 2011년 상하이동방미디어그룹, 대외문화집단공사와 출자한 합자법인과 함께 중국 최초의 라이선스 뮤지컬 '맘마미아'와 '캣츠'를 공동 제작, 공연했다.

영화사업 부문에서는 중국 최대 국영배급사 차이나필름그룹과 합작한 영화 '이별계약'으로 중국에서 최근 2억 위안(한화 약 380억 원) 이상의 입장권 수입을 올리는 등 성과를 냈다.

CGV는 2006년 중국에 진출해 11개 도시에 17개 영화관, 125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중국은 지난해 11월 당대표 대회에서 2020년까지 문화산업을 국민경제의 주축이 되는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할 만큼 문화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라며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