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골프대회인 US오픈을 개최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 골프장은 1896년 개장한 유서 깊은 골프코스다.

특히 경기가 열리는 동코스는 골프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2013-2014 시즌 100대 골프장 중 7위에 오를 정도로 코스의 아름다움이나 설계의 유용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US오픈이 이곳에서 다시 열리기는 1981년 이후 32년 만이다.

메리언 골프장은 개장 이래 US오픈 4차례, 미국 남·녀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11차례나 열었다.

파 70, 6천996야드로 설계된 동코스는 전반 9개 홀은 파 36, 후반 9개 홀은 파 5홀 없이 파 34로 이뤄졌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에 따르면 이 대회가 전장 7천 야드 이하의 골프장에서 열리기는 2004년 이후 9년 만이라고 한다.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장(파72·7천435야드), 브리티시오픈이 벌어지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뮤어필드(파71·7천245야드), PGA챔피언십을 유치하는 미국 뉴욕의 오크힐 골프장(파70·7천145야드),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 코스(파72·7천215야드)와 비교해도 작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장 긴 4번 홀(파5)이 628야드, 가장 짧은 13번 홀(파3)이 115야드로 이뤄졌다.

거리는 짧은 편이나 벙커가 131곳이나 될 정도로 까다롭다.

벙커 주변의 러프도 깊어 벙커 샷 성적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페어웨이도 좁은 데다가 평평한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여서 정교한 아이언 샷이 승부를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또 메리언 골프장은 그린에 깃발이 나부끼는 핀 깃대 대신 버드나무로 짠 계란형 바구니 모양의 붉은색 '위커 바스켓'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12년 동코스 개장 당시 영국의 고품격 골프장의 유행을 따라 깃대 대신 위커 바스켓을 사용했다는 설이 있으나 분명한 것은 깃발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본능과 직감을 어느 때보다 잘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선수들은 보통 그린 위 깃발이 펄럭이는 모양새를 보고 풍향과 풍속을 가늠해 샷을 조절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깃발이 없는 위커 바스켓만 보고 홀 컵의 위치만 알 수 있을 뿐 나머지는 그간 쌓은 경험으로 풀어가야 한다.

메리언 골프장 측은 동코스에 페어웨이에서 그린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거리 목을 설치하지 않았다.

또 회원들은 물론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거리 측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금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