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0가구 규모로 재개발 중인 서울 남가좌동 ‘가재울 뉴타운 4구역’이 일반 분양을 한 달 앞두고 단지명을 짓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가재울 4구역 조합과 시공사는 단지 이름에 들어갈 지역과 브랜드 등을 놓고 수차례 회의를 거듭했지만 아직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가재울 4구역은 현대산업개발, SK건설, GS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하기 때문에 ‘SK뷰’ ‘아이파크’ ‘자이’ 등 단일회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기 어렵다.

실제 과거 왕십리 뉴타운과 잠실주공 1~4단지, 도곡 주공 등 3개 이상 시공사가 참여한 단지는 ‘텐즈힐’(왕십리) ‘엘스’(잠실) ‘도곡렉슬’(도곡 주공)등과 같은 새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입주한 가재울 3구역도 브랜드를 놓고 홍역을 치렀다. 당초 ‘클라우드 5.0’ 아파트로 이름을 붙일 예정이었으나 입주민들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반발해 이름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가재울 래미안e편한세상’으로 단지명을 교체한 데 이어 지명인 ‘가재울’마저 ‘DMC(디지털미디어시티)’로 바꿔 ‘DMC 래미안e편한세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때문에 가재울 4구역도 단지 이름에 ‘DMC’라는 지역명을 붙이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가재울 뉴타운은 행정구역상 서대문구에 있지만 이미지가 좋은 마포구 상암동 DMC를 내세우기로 한 것이다.

최근엔 이미지가 더 좋은 지역을 단지명에 넣는 사례가 흔하다. 포스코건설이 2011년 서울 행당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왕십리역과 가깝고 서울숲과는 1.5㎞ 이상 떨어져 있다. 하지만 고급 주택지역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서울숲 더샵’이란 이름을 붙였다.

앞서 2009년 입주한 수색동 ‘수색자이’도 지난달 ‘DMC 자이’로 뒤늦게 명패를 바꿔 달았다.

가재울 4구역의 분양 주관사인 GS건설 임세정 차장은 “분양 성공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입주 예정자들이 선호할 수 있는 단지명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