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대통신기업 화웨이 관련 여부로 주목

싱가포르는 13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개입된 연구 과제와 관련돼 살해됐다는 의혹을 받는 미국인 과학자 셰인 토드 박사의 사인 조사를 시작했다.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의 타이 웨이 숑 선임법률고문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정보통신(IT) 분야 과학자 토드 박사(당시 31세)의 사인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28일까지 계속되며, 이후 2~3주일 뒤 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는 싱가포르측의 법의학자, 토드 박사 가족측의 법의학자, 토드 박사의 여자 친구, 토드 박사가 싱가포르에 거주하면서 우울증 을 상담했던 심리상담사 등 60여명에 이르는 참고인 진술과 광범위한 자료 검토가 예정돼 있다.

당초 싱가포르 경찰은 토드 박사가 목을 매단 점, 유서 등을 토대로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토드 박사의 부모는 그가 중국 화웨이와 싱가포르 정부 관련 기업인 마이크로전자연구소(IME)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와 관련돼 살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토드 박사는 IME에서 신형 휴대전화와 레이더 기술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다 숨지기 이틀 전 사직했다.

토드 박사 가족은 그의 유품 중에서 IME와 화웨이의 질화칼륨(GaN) 공동 프로젝트를 담은 하드드라이브를 발견했으며, 토드 박사가 숨진 뒤 누가 이 하드드라이브에 접근했던 흔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와 IME는 공동 프로젝트에 대해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서 논의한 적은 있으나 실제 진행한 적은 없다며 공동 프로젝트의 존재를 부인했다.

GaN은 제3세대 반도체 기술로 상업적 용도와 함께 군사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토드 박사의 죽음은 가족들이 미국을 상대로 한 첩보 활동 우려가 제기된 화웨이와의 관련성을 제기하며 미국 의회에 조사를 탄원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화웨이와 중국 통신기업 ZTE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미국 정부 관련 사업에서 배제하고 미국 기업 인수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미국 상원 의원들은 연방수사국(FBI)이 이번 사건에 대한 전적인 조사를 허용받을 때까지 IME에 대한 미국의 재정지원 중단을 촉구했고 싱가포르 외무부는 미국에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를 약속했었다.

이번 조사는 토드 박사의 사인에 국한되며 이번 사건 전반에 대한 추가 조사 여부는 사인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