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하향조정 건수의 64% 차지

회사채의 신용등급 하락 비율이 해마나 늘어나는 가운데 특히 건설·해운업종의 하향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3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한신평이 회사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기업 수는 모두 22곳으로 전체 평가대상(341개)의 6%를 차지했다.

신용등급 하향 비율은 2010년 4.9%(321곳 중 16곳), 2011년 5.4%(329곳 중 18곳)로 지난해까지 해마다 늘고 있다.

반면 등급 상향 비율은 2010년 18.3%(59곳), 2011년 11.2%(37곳), 2012년 6.4%(22곳)로 감소 추세다.

지난해 등급이 내려간 기업 22개를 업종별로 분석하면 제조업이 12개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 8개, 금융 2개 순이었다.

특히 서비스부문의 등급 하향은 건설업과 해운업에 집중됐다.

등급 하향업체 8곳 가운데 건설업종이 5곳(두산건설, 쌍용건설, 남광토건, 삼환기업, 대성산업), 해운업은 3곳(STX, STX팬오션, 한진해운)이었다.

제조업 부문의 STX엔진, 한진중공업 등까지 포함하면 하향 조정된 회사채 22개 가운데 해운·건설업체가 14개를 차지해 전체의 63.6%였다.

전체 하향 건수 대비 건설·해운업종 비율은 2010년 37.5%(16곳 중 6곳), 2011년 44.4%(18곳 중 8곳)에서 지난해 큰 폭으로 뛰었다.

건설·해운업에 드리운 불황의 그늘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올해 2월 현대상선의 채권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STX그룹의 계열사인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의 등급도 각각 BBB+에서 BBB-로 낮아졌다.

한국기업평가도 2일 ㈜STX, STX조선해양, STX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B+로 조정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GS건설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건설·해운업계에서 실적과 수주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신용등급의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업계에서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많아 잠재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 회사채는 모두 44조원 규모로 이 중 건설업이 4조4천억원(24.4%), 해운업이 1조9천억원(10.9%)을 각각 차지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 업황의 침체가 장기간 이어진 결과 국내 건설업체들의 재무 상황이 나빠졌다"며 "여기에 더해 심해진 차입금 상환 부담, 자금 조달시장의 경색 등으로 대형 건설업체를 제외한 일부 중견 건설업체가 유동성 부족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