뎀프시 미 합참의장, 시진핑 주석 예방..`아시아 재균형' 전략 설명
우다웨이 미국 파견한 중국도 '한반도 비핵화' 강조

국제사회의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협력체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교 라인과 국방 라인을 동시에 가동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3일(현지시간)에도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과 잇달아 만나 북한 핵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고조된 한반도 긴장을 풀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가 확인돼야 한다는 점을 '대화의 조건'을 제시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도 북한의 태도 전환을 위해 노력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전날 국무부에서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클리퍼드 하트 미국 국무부 6자회담 특사 등과 만나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우 대표는 또 북한 제재를 담당하는 댄 프리드 조정관,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등과도 회동했으며, 이날에는 조셉 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 웬디 셔먼 정무차관,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등과 만난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실무적으로 관장하는 고위인사를 망라해서 접촉한 것이다.

오는 24일까지 워싱턴DC에 체류하는 우 특별대표는 이번 방문 성과를 토대로 6자회담 조기 개최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우 특별대표나 그보다 고위직 인사의 평양 방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 특별대표의 미국 방문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고위층 협의에 이어진 것으로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현안을 놓고 본격적인 개입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에서는 양국의 고위 국방 당국자끼리 협의가 이어졌다.

중국을 방문 중인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해 양국 군사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뎀프시 의장은 특히 미군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미국이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군사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대화를 다각화해나가자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북한에 대한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통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미국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양국이 군사 부문 등에서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뎀프시 의장은 팡펑후이(房峰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의 초청에 답하는 형식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다.

팡 총참모장은 전날 뎀프시 의장과 회담 이후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하며 중국도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점을 밝혔다.

또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는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사임도 강조했다.

뎀프시 의장은 중국 안보 수장인 창완취안(常万全) 국방부장 등과도 만나 미군은 중국군과 교류 및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창 부장도 중국은 미국과 평등 및 호혜, 협력, 공동 번영의 원칙에 근거해 새로운 형태의 군사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다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