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영국-브릭스는 '상대적 패자'
유로 '개혁-구제 피로감' 충돌-브릭스 '국가 자본주의' 경고

올해 세계 경제의 '승자'는 미국, 일본,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터키라고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3일 평가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루비니는 이날 영국 신문 가디언에 실린 기명 기고에서 반면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와 유로존, 그리고 영국은 상대적인 '패자'라고 분석했다.

그는 키프로스 사태의 급한 불은 꺼졌지만 유로존이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근거로 통화 동맹의 근본적 문제가 남아있고 긴축 속에 성장 여력이 달리며 산업 경쟁력도 저하됐음을 지적했다.

역내 민간과 공공 채무가 여전히 과다한 점도 경고했다.

이와 함께 유로 위기국의 '개혁 피로감'과 독일 등 역내 부자나라들의 '구제 피로감'이 충돌하는 점도 지적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드러났듯이 급진적이며 대중에 영합하는 정치 세력이 부상하는 점도 우려됐다.

영국도 경기 회복에 애쓰고 있으나 재정 긴축의 고삐를 놓지 않는 딜레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루비니는 지적했다.

중국은 지도부가 교체돼 지역 경제 불균형 해소와 투자 효율화 및 내수 진작에 애쓰지만 여전한 빈부차와 심각한 환경 문제가 걸림돌로 경고됐다.

국유기업과 군부, 그리고 지방정부의 개혁 거부감도 새 지도부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가 특히 그렇고 인도와 브라질도 부분적으로 시장 경제를 저해하는 국가 자본주의가 브릭스의 주요 성장 저해 요소로 지적됐다.

반면에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가 앞으로 10년 전망이 특히 밝은 것으로 루비니는 내다봤다.

중남미에서는 칠레와 콜롬비아 및 페루, 그리고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는 특히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및 폴란드가 뜨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일본도 과다한 채무와 구조개혁 지연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베노믹스' 기치 아래 디플레 타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회복세가 완연한 점을 루비니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동에서는 특히 터키가 젊은 층이 많고 성장 잠재력이 크며 민간 부문이 활력적임을 루비니는 주목했다.

그러나 터키가 시리아 및 이란과 반목하는 점은 부담 요소로 지적됐다.

루비니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올해 가장 유망하다면서 주택과 에너지 시장 회복, 고용 개선과 아시아의 전반적 노동비 상승에 따른 반사 효과 및 제조업 회복세를 강점으로 들었다.

다만, 고용과 주택시장 회복에 탄력이 더 붙여야 하며 재정 감축도 여전한 숙제라고 루비니는 강조했다.

루비니는 결론적으로 미국 경제가 올해 상대적으로 가장 전망이 밝으며 일본이 그 뒤를 잇는다고 평가했다.

반면 영국과 유로존은 올해 '패자군'으로 분류했다.

신흥국에서는 아시아와 중남미가 신흥 5대국 그룹인 브릭스보다 양호한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도 올해는 상대적으로 전망이 밀리는 것으로 루비니는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