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업체 하이모가 오는 16일 발효효소 식품 ‘하이생’(사진)을 내놓고 건강식품 사업에 진출한다. 현미를 이용해 만든 이 제품은 비타민C를 제외한 모든 영양소를 담고 있어 영양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발과 무관한 건강식품 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하이모 측은 “홍인표 회장과 직원들이 가발산업이 발달한 일본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발효식품을 접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업군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든든한 신성장 동력이 돼 줄 거라는 기대다.

하이모뿐만 아니다. 최근 이같이 이색적인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어떻게든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

문구업체 모나미는 지난달 주총 시즌을 거친 뒤 의료용품 및 의료기기 판매업을 사업 내용에 추가했다. ‘153 볼펜’ 등을 만든 모나미는 앞으로 수술 부위를 표시하는 의료용 펜 ‘스킨 라이너’를 제조, 판매키로 했다. 이는 최근 정보기술(IT) 산업의 발달로 볼펜, 노트 등 문구산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교육업체인 웅진씽크빅도 주총을 통해 화장품, 피부미용기기 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시계업체 로만손도 마찬가지다. 로만손은 2003년 주얼리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오는 8월 향수를 출시하며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한다. 로만손의 시계 부문 매출은 전체의 27% 수준. 로만손은 보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보안업체 에스원은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발전설비 제조·유통’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근 진출한 신규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경우도 있다. 목재기업인 동화홀딩스가 2011년 시작한 중고차 매매사업이 대표적이다. 동화홀딩스는 자회사 동화오토앤비즈를 통해 인천시 가좌동에서 최대 7000대의 차량을 전시할 수 있는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동화홀딩스는 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다음달엔 중고차 경매 사업을 시작하고 제2의 매매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의자 제조업체 듀오백코리아는 기업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인용 SNS와 달리 직원들만 이용 가능한 기업용 SNS는 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적어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듀오백코리아가 출시한 ‘토크온’은 이미 농심, 신한생명 등이 도입했다.

유상수 삼일회계법인 딜비즈니스본부장은 “불황이 지속되면서 색다른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시장 조사를 충분히 하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