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29일 내달 증시 상황은 '무기력'으로 얼룩졌던 1분기 증시 상황과 많이 다를 것이라며 증시 상승을 위한 다양한 모멘텀이 살아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이남룡 애널리스트는 "작년 12월 28일 납회일 코스피 종가는 1997이었으며 2013년 1월 2일 하루 반짝 상승으로 2031을 기록한 이후 1950~2000선의 지루한 박스권에서 3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을 가장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과연 언제, 어떠한 모멘텀이 있어야 한국 증시가 무기력(無氣力)에서 탈출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라면서 "4월에는 1분기 동안의 지루한 박스권 상단 돌파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4월 중에 엔화 약세가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엔화 약세의 1차 파도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내달 4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BOJ는 이날 장기국채 매입과 같은 추가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이는 엔화약세의 2차 파도를 몰고 올 확률이 높으며, 단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100엔을 위협할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 시점이 아베노믹스 엔화 약세 정책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QE3(3차 양적완화)까지 단행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상황 역시 추가적인 엔화 약세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엔·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95엔 선에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수급 상황 개선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1분기 국내 증시가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의 일관된 매도 공세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도 "뱅가드 매물은 50% 가까이 소화됐으며, i셰어즈의 이탈은 일회성 이벤트라는 점에서 엔화 약세의 정점이 형성됐다는 신호만 나타난다면 그 동안 일본 증시로 몰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추경 예산 편성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는 "국내 증시가 새정부 출범 이후 아직까지 정책 모멘텀을 본격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지만 실제 2000년 이후 5조 이상의 추경예산이 편성됐던 2001년·2003년·2009년의 경험을 돌아보면 추경 편성 이후 3개월 동안 코스피가 평균 17%의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현 상황에서 10조 가량의 추경예산이 편성되고, 부동산 경기 부양 및 소비 활성화와 같은 정책 패키지가 발표된다면 이는 무기력에 빠진 국내 증시의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따른 금리의 우상향 가능성도 주식 시장엔 긍정적 요소란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4월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한다면 단기적인 금리 하락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낮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금리는 우상향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금리가 동결될 경우엔 올해 안에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심리가 확대되면서 금리의 방향성이 즉각 우상향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상승은 채권가격의 하락을 의미한다"며 "채권시장에 향후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심리가 팽배해 지면 국내 유동자금은 채권시장에서 빠져 나와 상대적인 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 2분기의 첫 달인 4월에는 지루한 박스권 상단인 2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며 "올해 지수 상단으로 예상하고 있는 2300선을 향한 첫 단추를 끼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