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조종사 2명이 처음으로 기장과 부기장을 함께 맡아 공군 C-130 수송기를 조종했다.

공군은 20일 제5전술공수비행단 251비행대대 소속 이나겸(31·공사52기), 오현진(27·공사57기) 대위가 각각 정조종사와 부조종사를 맡아 C-130 수송기를 조종했다고 밝혔다.

C-130 기종에서 여군 조종사만으로 임무 편조가 구성된 것은 1997년 공군사관학교에서 여생도를 선발한 이후 처음이다.

최대 128명의 인원을 수송하는 C-130 허큘리스를 여성 조종사들이 책임지고 조종한 것이다.

이 대위는 작년 1월 C-130 수송기 부문에서 '국내 1호 정조종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구호물자 공수작전 때 방사선 노출 위험을 감수하고 조종석에 앉았다.

1천486 시간의 비행기록을 가진 이 대위는 "공군 최초로 C-130 조종사로 선발된 순간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금녀의 벽을 또 하나 깼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그는 "임무기장은 비행임무 전반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통찰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여군 조종사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부조종사의 임무를 맡은 오현진 대위는 "처음으로 C-130을 조종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철저히 준비한 만큼 조종사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도약할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3일 공사 동기생이자 CN-235 조종사인 장명환(27·공사57기) 대위와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이기도 하다.

251비행대대장 권판준(42) 중령은 "여군 조종사들은 기량에 따라 정기 공수 임무는 물론 대간첩 작전임무와 탐색 구조작전, 항공의무 후송, 국외 공수작전 등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C-130 수송기는 그리스 신화의 힘센 영 '헤라클레스'의 영어식 표현을 따서 '허큘리스(Hercules)'라고 불린다.

기폭 40.4m, 기장 29.8m로 공군에서 운용하는 주력 수송기이다.

주기적으로 국외 임무를 수행하며 가장 많은 승무원이 탑승하는 기종이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에 따른 조종사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