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북한 핵프로그램 저지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나 효과 없는 제재보다는 김정은 일가의 돈줄을 막아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씨 일가의 현금을 차단하라'(Cutting Off the Kim Family Cash)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에는 금융 제재가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선 신문은 유엔 안보리가 지난주 북한 핵프로그램과 관련해 8번째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종전의 결의들보다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지적했다.

새 제재 조치는 단지 무기 수출이나 엘리트층을 위한 사치품 조달을 조금 더 어렵게 할 뿐이며 북한 정권은 여전히 필수품 수입을 위한 외화를 충분히 벌어들일 수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더 효과적인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신문은 조언했다.

유엔 회원국 은행들에 북한 핵 혹은 미사일 프로그램에 이용될 수 있는 자금 취급을 중단하도록 하거나 더 나아가 북한과 거래를 하는 모든 은행이 미국의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 예로 데이비드 애셔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자문관의 지난주 하원 청문회 증언을 언급했다.

북한에 경제적 충격을 줘 효과를 낸 것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의 금융 차단, 즉 'BDA'(방코델타아시아) 제재를 제시했다.

BDA 제재의 주역인 애셔 전 자문관은 청문회에서 "금융 및 경제적 압박은 군사적 대응 등에 비해 적은 비용과 낮은 리스크로 북한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경제적 제재를 되살릴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애셔는 2005년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알려진 2천400만 달러의 돈줄을 막았던 BDA 제재를 이끌어내 북한에는 한때 공포의 대상이었다.

신문은 애셔 전 자문관이 한때 자신이 이끌었던 관계부처 합동의 태스크포스, 즉 '북한활동그룹'(North Korean Activities Group)의 부활을 요구한 점을 거론하며 김씨 일가의 돈을 추적하는 전담조직이 없다면 서방은 계속 지는 게임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