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령 잔류' 결론 확실시…아르헨티나, 불법 규정

남대서양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섬의 정치적 지위를 결정할 역사적인 주민투표가 10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번 주민투표는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에 180년째 계속되고 있는 영유권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1일까지 이틀간 계속되는 주민투표는 "포클랜드가 영국령으로 계속 남기를 원하는가?"를 묻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동안 영국 정부에 포클랜드 영유권 협상을 줄기차게 제의해 왔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아르헨티나의 협상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한 채 "포클랜드의 미래는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했다.

포클랜드 자치정부는 영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주민투표 시행을 결정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주민투표 결과가 '영국령 잔류'로 나올 게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주민투표를 이미 불법으로 규정했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포클랜드 주민은 3천161명이다.

이 가운데 676명은 포클랜드에서 태어났고 2천256명은 영국 등 유럽 출신이다.

200명은 칠레, 29명은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전체 주민 중 71%가 유럽 출신이고 아르헨티나 출신은 0.9%에 불과한 상황에서 주민투표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양국의 영유권 논란은 19세기부터 시작됐다.

아르헨티나는 1816년 스페인에서 독립하면서 포클랜드 영유권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한다.

영국은 1833년부터 포클랜드를 실효적으로 지배해 왔다는 점을 내세운다.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1982년 4월 2일부터 6월 14일까지 74일간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고, 영국이 승리해 섬을 점령했다.

이 전쟁으로 영국 군인 255명, 아르헨티나 군인 649명이 전사하고 현지 주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은 현재 포클랜드에 1천300명 정도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번 주민투표가 양국 간 논란을 더욱 가열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영유권 협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국에 대화를 촉구한 1965년 유엔 결의안 이행을 내세우고 있다.

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영유권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국내 여론은 포클랜드 주권 회복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천800명 가운데 89%가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주권 회복 요구를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