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핵심 공공임대주택 공약인 ‘행복주택’에 대한 서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민간 주택업계는 임대수요 감소로 민간임대주택 시장의 타격이 우려된다며 정부가 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복주택은 철도부지 상부에 들어서는 장기 임대주택으로 주택 유형과 수요층 등이 소형 민간임대 상품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신혼부부, 1~2인가구, 고령자 등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소형 주거시설과 수요층이 겹친다.

하지만 토지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 때문에 임대가격은 주변 시세의 30~50%가량 낮을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5개 시범 사업지구를 선정하는 등 2018년까지 전국적으로 총 20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소형 임대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들은 사업 계획을 미루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급 과잉으로 임대 투자자를 찾기 어려운 데다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임차인을 구하기 더 힘들어질 수 있어서다.

소형 임대주택 건설업체인 아주산업개발 강창록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 분위기가 180도 변했다”며 “행복주택이라는 악재까지 잠재해 있어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르면 4월께 내놓을 부동산 종합대책에 소형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 임대주택과 함께 임대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민간 임대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임대소득세 감면, 임대사업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또 전용 30~50㎡짜리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을 때 연리 2%대의 국민주택기금을 융자하는 것도 업계의 요구 사항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주택 임대시장에서 민간과 공공이 공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민간 임대시장이 침체된 만큼 세제 지원 등을 통해 정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