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등 생명보험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1인당 평균 3000만원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생명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전체 사망자의 80%에 달했다. 5명 중 1명만 유족에게 사망보험금이 지급됐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가족 수나 연소득 등의 변화를 감안해 주기적으로 위험보장액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망률 높은 고령층 ‘사각지대’

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가입자(피보험자) 사망에 따라 유족에게 지급된 보험금은 1인당 평균 3029만원(2011년 기준)이다. 한 해 전의 3195만원보다 5.2% 줄었다. 사망보험금은 보험개발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매년 증가하다 2011년 들어 처음 꺾였다.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은 종신보험 정기보험 치명적질병(CI)보험 등 여러 종류지만 이 중 종신보험 비중이 가장 높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사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형 상품이 많이 팔린 탓”이라며 “평균 생계비 등을 따져볼 때 위험보장액이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전체 사망자 25만7000명 중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은 비율도 19.9%에 그쳤다. 특히 사망률이 높아지는 60대 이상 노년층은 대부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사망자의 유족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비율은 13%로 가장 낮았다.

금융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타깃층이 젊을 때는 적극적으로 상품을 권유하다가 나이가 들면 이런저런 이유로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험료를 너무 높게 책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홍 한화생명 강남FA센터장은 “가장이 종신보험에 가입할 때는 연소득 대비 2~3배 이상의 사망보험금을 책정해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암환자 셋 중 한 명은 진단금 수령

다만 암환자 중 보험사에서 수천만원의 진단자금을 수령하는 사람은 급증세다. 수년 전부터 암보험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암이 발병한 사람은 20만2000명이었고, 이 중 보험사에서 암 진단자금을 수령한 사람은 7만3000명으로 36%에 달했다. 암 환자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암 진단금은 병원 치료비와는 별개로 암환자나 가족이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이다. 암환자에게 지급된 진단자금은 한 사람당 2849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암환자는 65%가 암 진단자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30대(63%), 50대(57%), 10대 이하(51%) 등의 순이었다. 60대 이상 암 환자 중 진단자금을 수령한 사람은 14%였다.

정태윤 보험개발원 통계서비스실장은 “생명보험 측면에서 노년층의 위험 대비가 매우 취약해 이들만을 위한 신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