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1주일 앞두고 대형마트들이 대규모 할인행사에 돌입한다. 주요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시세보다 30~5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설이 다가오면서 제수용품 가격이 급등하자 내린 ‘비상조치’다. 설 선물세트 이외 다른 품목들의 소비가 부진한 것도 대형마트들이 대규모 할인 판매에 나서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다.

○이마트, 최대 55% 할인

이마트는 4일부터 14일까지 2000여종의 품목을 최대 55% 할인해 판매한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1500만개, 1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품절제로 보장’ 상품도 기존 10~20여종에서 200여종으로 늘린다. 품절제로 보장은 할인행사를 진행 중인 물건이 다 떨어지면 이마트 측이 물량을 추가로 확보한 뒤 고객이 나중에라도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시세가 개당 1480원인 ‘제주 무’는 33.1% 할인된 990원, 3250원인 ‘한우 국거리(100g)’는 23.1% 싼 2500원에 판매한다. ‘CJ 그릴비엔나’ 가격은 48.7% 할인된 3580원이다. 허인철 이마트 사장은 “이마트 개점 이래 최대 규모 행사”라며 “소비자들은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전 품목을 국내 최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4일부터 9일까지 전 점포에서 ‘설 제수용품 기획전’을 열고 육류 과일 나물 등을 최대 30% 싸게 판매한다. ‘국산 참조기(130g짜리 1마리)’는 시세보다 10% 싼 5400원, ‘얼음골 제수용 사과(3개들이 1팩)’는 시세보다 15% 저렴한 8800원에 판다. 홈플러스는 6일까지 과일 나물 생선 고기 등 22개 제수용품을 작년 설 대형마트 판매가보다 평균 26% 할인해 판매한다.

○설 물가 고공행진

대형마트들이 대규모 할인 판매에 돌입한 것은 설을 1주일 앞두고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상품 1포기) 소매 가격은 지난 1일 3702원으로 지난해 설 연휴 직전 금요일(1월20일)보다 169.4% 상승했다.

무(상품 1개) 가격은 같은 기간 53.6% 올랐고, 배(신고 상품 10개)는 28.3%, 소고기(한우 등심 1등급 100g)는 6.1% 각각 상승했다. 곶감(국산 2㎏ 한 상자)은 서울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로 1주일 만에 45.1% 뛰었다.

이범한 롯데마트 채소담당 상품기획자(MD)는 “주요 농작물이 한창 자랄 시기인 지난해 8~9월 연이은 태풍 피해로 작황이 부진했다”며 “겨울 들어 폭설과 한파까지 겹쳐 지난해 이맘때보다 출하량이 30% 감소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