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가 한국의 수출 부진, 경상수지 악화 등으로 이어져 국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베노믹스는 경기 부양을 위한 무제한 금융완화와 엔저(低) 등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정책을 일컫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아베노믹스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를 통한 엔저를 기반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우선 아베노믹스로 인해 한국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엔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국내 총 수출은 0.98%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정부의 기대대로 엔·달러 환율이 7% 정도 상승할 경우 원·엔 환율이 떨어지며 한국의 총 수출이 6%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일본인의 한국 관광이 감소하는 대신 한국인의 일본 관광은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일본 관광객 수는 작년 10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한국의 일본 관광객 수는 10개월 연속 늘어났다. 보고서는 올해 일본인 관광객 수가 지난 4개월간 감소폭만큼 줄어들 경우 약 7억달러의 관광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거꾸로 일본으로 건너가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같은 수준으로 증가하면 약 3억달러의 관광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총 10억달러의 여행수지가 악화되는 셈이다. 작년 경상수지 432억5000만달러의 약 2.3% 수준이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도 일본 산업의 경쟁력 회복으로 국내 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 전략 모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