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사장 이정훈·사진)는 최근 한 외국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에 특허 침해 경고장을 보냈다. “귀사가 생산, 판매하고 있는 AC(교류) LED가 ‘아크리치(Acriche)’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이었다. 서울반도체가 AC LED와 관련, 특허 침해 경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크리치는 서울반도체가 2005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직류·교류 겸용 LED. LED는 반도체 특성상 직류에서 구동되지만 가정에서 쓰는 전류는 교류다. 따라서 일반 LED 조명을 가정에서 쓰려면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컨버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크리치는 교류에서 바로 구동할 수 있어 컨버터가 필요 없다. 컨버터 유무가 중요한 건 LED 수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LED는 이론상으로 수명이 5만시간이 넘지만 컨버터 수명은 여기에 훨씬 못 미쳐 LED 수명을 깎아먹는다”며 “아크리치는 컨버터가 필요 없기 때문에 오래 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울반도체가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권(IP) 보호에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LED 업체들이 최근 너도나도 AC LED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허침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반도체는 AC LED와 관련해서만 200여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선정 ‘글로벌 특허 경쟁력’ 순위에서 LED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정훈 사장은 “AC LED에 관한 한 서울반도체 특허를 피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며 “특허권 보호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