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안팔린 임대주택 내국인에 분양했더니 '대박'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 실패한 서울 우면동 아파트가 내국인 분양에서는 대박을 터뜨렸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공급한 우면2지구 ‘서초네이처힐 1단지’는 90가구 공급에 381명이 접수, 평균 4.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84㎡형(옛 33평)은 66가구에 304명, 114㎡형(옛 45평)은 24가구에 77명이 각각 접수했다. 청약 경쟁률은 각각 4.61 대 1과 3.21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상 5~7층에 178가구 규모의 소형 단지로 구성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4년 외국인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환경을 목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관렵법상 무주택가구주를 대상으로 공급해야 하는 국민임대주택이었다. 현행법에 따를 경우 외국인은 가구주가 될 수 없어 공급 자체가 무산됐다. 이후 외국인 주택 특별공급 기준을 마련, 작년 10월 입주자 모집에 나섰으나 6명 접수에 그쳤다.

결국 SH공사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외국인 주택 88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90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돌렸다. 흥행비결은 저렴한 분양가와 양호한 부대시설이었다. 분양가는 84㎡형이 5억3686만~5억8913만원, 114㎡형이 7억5217만~7억9896만원이다. 주변 시세의 80% 선이다.

일반 공공아파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3개 레인(길이 20m) 규모의 실내수영장과 실내골프연습장, 스쿼시장 등 고급 커뮤니티시설도 실수요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들 시설은 당초 계획에는 없었다. 하지만 2009년 오세훈 시장 시절 외국인 거주자의 편의를 위해 추가했다. 완공된 아파트로 내달 입주가 가능한 점도 인기 요인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