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최근 취업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페이스북은 미국 노동부 등과 협의를 거쳐 미국의 5개 취업 사이트와 협력해 170만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 노동부가 페이스북의 취업시장 진출을 승인한 배경은 취업 사이트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공조하면 미국의 실업률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실업률은 2009년 2월 이후 올해 8월까지 8%를 넘어섰으나 9월 7.8%로 0.2%포인트 하락해 44개월 만에 8% 밑으로 떨어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지난 10월 실업률이 7.9%로 소폭 상승하며 경기둔화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세금 인상과 지출 축소로 재정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재정절벽’이 현실화되면 미국 실업률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실업률 10%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9월 수준이다.

페이스북 취업서비스는 워크포랩스, 잡바이트, 몬스터닷컴 등 5개 취업 사이트들이 취업정보를 제공한다. 상업적 이해관계도 있겠지만 승자독식의 경쟁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를 희석시킬 수 있는 협력 모델을 구축한 것은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는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생을 통해 실업률 하락이라는 사회적 목표에 합의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는 경쟁업체끼리 협력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꾀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실업률 안정화는 물론 동반성장이라는 명분과 실리 모두를 추구한 전략이라 평가할 만하다.

국내 취업포털 시장은 2000년 이후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과 인터넷 확산 등으로 매년 30% 정도의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취업정보 채널의 다양화와 함께 시장이 커지면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늘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이른바 ‘대한민국 리크루팅’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기준 국내 고용률은 6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4.8%를 하회하고 있고 지난달 20대 비경제활동 인구비율은 39%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취업 사이트들의 사회적 책임도 높아지고 있다. 취업포털 기업들은 이제는 공익을 위한 협력, 상생을 위한 협력을 통해 실업률 하락과 시장의 성장에 고민해야 할 때다.

이정근 < 사람인에이치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