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원룸, 다가구주택 등 서민 주거시설 확충에 앞장서고 있다. 공기업답게 서민 주거안전망 확충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임대주택 ‘희망하우징’이 한경주거문화대상 고객만족대상을 수상한 이유다.

SH공사의 ‘희망하우징’은 높은 원룸 임대료, 건물주와의 마찰 등으로 고충을 겪는 대학생의 주거 질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심사위원들에게 받았다. SH공사는 올해 7월 덕성여대, 명지대, 건국대 등 서울시내 20여개 대학 주변에 다가구·원룸 329실을 공급했다. ‘희망하우징’이라는 이름은 대학생들이 주거난에 시달리지 않고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희망하우징은 원룸형과 다가구주택형으로 공급한다. 원룸형은 다가구주택을 재건축해 공급하며, 2인 1실로 꾸몄다. 각 방에 에어컨, 주방, 화장실, 침대, 책상, 옷장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SH공사가 신축한 정릉 희망하우징 원룸은 지상 8층 건물에 54실 규모로 구성돼 있다. 로비, 공동세탁실, 공동휴게소, 옥외정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구비해 민간 업자들이 공급하는 원룸의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다가구주택형은 SH공사에서 매입한 다가구·다세대주택을 방별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시설이 낡은 대신 1인 1실 구조다. 부엌 등 공용면적에 냉장고,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이 마련돼 있다. 각 방에 책상, 의자, 옷장 등을 갖추고 있다.

평균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했다. 다가구형 희망하우징은 임대보증금 100만원에 평균 월 임대료 8만3000원(기초생활수급 계층)을 적용한다. 차상위 계층(평균소득 50% 이하)의 평균 월 임대료는 9만9000원이다.

원룸형 희망하우징은 임대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 13만2300원(기초생활수급 계층)이다. 차상위 계층의 월 임대료도 15만8800원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도 안 된다. 서울시 소재 대학교(전문대학 포함) 재학생 중 수도권 외 지역 거주 학생이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 계층, 차상위 계층,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50% 이하 가정 순으로 공급한다.

이 밖에도 SH공사는 임대주택 주거문화 향상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임대의 경우 분양주택과 차별하지 않고 동등한 자재·마감을 사용한다. 출입구, 주차장, 커뮤니티시설 등 세밀한 부분까지 차별 없이 만들었다.

임대주택 공급 대상도 기존 저소득층에서 ‘청년층, 여성 독신가구, 신혼부부, 한부모 가정, 대학생’ 등으로 확대했다. 또 임대주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다가구·다세대·원룸 등 매입주택은 2014년까지 9488가구를 서울 전역에 골고루 공급할 예정이다.

또 문정 연남 신정 등촌 신내 등 시유지 5곳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서 등 주차장 부지 20곳에서도 임대주택을 포함한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이종수 SH공사 사장 "질적으로 만족하는 임대주택 공급"

“공급자 중심의 임대주택이 아닌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게 목표입니다.”

한경주거문화대상에서 고객만족대상을 수상한 서울시 SH공사의 이종수 사장은 “저소득층 대학생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누구나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올해 SH공사 사장에 취임한 이 사장은 임대주택을 늘려 나가면서 동시에 주거문화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최대 고민”이라며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민간기업 출신답게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공급하는 것을 최고의 전략으로 여긴다. 그는 “시민들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을 다양하게 공급할 계획”이라며 “고객을 만족시켜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게 공기업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주택의 공급을 지속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이 사장은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마곡·문정도시개발지구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이끌어냈다.

이 사장은 “SH의 건전한 재정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토대”라며 “지연되고 있는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보금자리주택이나 택지개발의 사업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거복지를 선도하는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의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는…서민 주거안정 앞장…2014년까지 임대 8만가구 공급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택지개발, 임대주택 공급, 주택관리 등 무주택 서민을 위해 다방면의 주거정책을 펼쳐왔다.

SH공사는 최근 박원순 시장의 ‘임대주택 8만호’ 정책에 발맞춰 임대주택을 대폭 늘리는 한편 새로운 개념의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임대주택 8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공급한 대학생 임대주택 ‘희망하우징’은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청년층과 여성 독신가구를 위한 공공 원룸주택, 신혼부부와 다자녀 가구를 위한 장기안심주택, 한부모 가정과 장애인 가구를 위한 기존 주택 매입 임대, 협동조합형 임대주택 등 다양한 임대주택 유형을 개발해 공급에 나선다.

SH공사는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인 ‘시프트아카데미’는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자녀에게 영어 수학 논술 등을 가르치는 등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