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료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매년 30~40%의 운전자가 보험사를 옮길 정도로 가격 민감도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LIG손해보험은 19일부터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인율을 종전 3%에서 5%로 확대하기로 했다. 블랙박스는 자동차 운행 영상을 기록하는 장치로, 사고 때 운전자 간 시시비비를 가리는 중요한 단서다. 김민기 LIG손보 자동차보험기획팀 파트장은 “올 들어 블랙박스 장착 차량이 작년 대비 2배가량 급증했기 때문에 이런 추세에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달부터 블랙박스 할인을 적용하는 차량을 대폭 확대했다. 종전엔 개인 및 업무용 승용차만 가능했는데 개인 및 업무용 전체 차량, 영업용 중 개인 소유의 화물차·대여자동차로 대상을 넓혔다. 블랙박스 할인율은 4%다.

온라인 보험사인 악사다이렉트는 운전석 에어백을 설치한 차량은 12%, 보조석 에어백까지 설치했다면 22%까지 자기신체사고 담보 보험료를 깎아준다. 다른 보험사의 할인폭(10% 및 20%)보다 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9월 일반 보장성이나 연금보험과 함께 가입하면 추가 할인이 가능한 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 최대 할인폭은 1.5%다. 자동차보험을 매년 갱신할 필요가 없이 3년 약정형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해상은 현대·기아차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추가 할인이 가능한 ‘블루링크 마일리지보험’을 판매 중이다. 블루링크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사고를 접수하는 등의 기능을 갖춘 첨단 장치다. 보험료 할인폭은 최대 26%다.

보험사들은 경쟁적으로 마일리지 특약도 강화하고 있다. 연간 운행거리를 7000㎞ 이하로 약정하고 이를 준수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식이다. 할인율은 5~13%다.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사업에서 연간 수천억원씩 적자를 보면서도 보험료 할인 경쟁을 벌이는 것은 시장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영업에 나서는 곳만 14곳에 달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