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그 자체로 커다란 비즈니스다. 호날두, 박지성 등 스포츠 스타들의 이적료는 웬만한 중소기업의 1년 매출을 넘어선다. 인기 스포츠 경기의 중계권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스포츠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이라는 특수한 고객이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팬은 단순 고객 이상으로 열정적인 지지와 사랑을 보내는 충성고객이다. 지속적인 재구매는 물론 다른 고객을 끌어오는 데도 열심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면에서 프로축구구단 FC서울이 국내 최고 인기를 얻게 된 비결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FC서울의 상황은 막막했다. 프로축구는 야구에 비해 인기가 떨어졌다. 연고지인 서울은 다른 곳에 비해 여가 활동이 다양해 관객을 모으기 더 어려웠다. 2009년 FC서울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6000여명 수준이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평균 관중은 3만여명으로 늘어났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먼저 FC서울은 고객을 다르게 보고,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일례로 ‘FC서울 외국인의 날’은 서울 거주 외국인들을 경기장으로 끌어오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다. 외국인 전용 술집과 미군 커뮤니티,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 전용 입장권을 팔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행사날에는 평균 5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는다.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축구’라는 우스갯소리도 FC서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여성을 위한 퀸즈데이, 가족단위를 위한 패밀리데이 덕이다. FC서울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기존 남성 고객뿐 아니라 가족, 여성, 외국인으로까지 고객층을 확대했다.

FC서울은 신규 고객층을 넓히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축구 경기를 스포츠 관람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재정의했다.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밴드 공연, 놀이 기구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K리그 최초로 치어리더를 도입, 처음 온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응원에 동참할 수 있게 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던 여성이나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훌륭한 주말 나들이 장소로 경기장을 변신시켰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FC서울은 한 번 방문한 고객을 진짜 팬으로 만들기 위해 소통에 노력을 기울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 팀 내 소식 등을 발빠르게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한다. 그 결과 FC서울 페이스북 팔로어는 1만4000여명으로 국내 프로스포츠단 중 가장 많아졌다.

< IGM 세계경영연구원 조미나 상무, 이현욱 주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