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이 주력인 현대산업개발은 유화 소재(현대EP), 유통(현대아이파크몰), 악기 제조(영창뮤직), 호텔(호텔아이파크) 등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국내외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산업개발은 그룹 내 35%(올해 말 추정치)를 차지하는 제조·서비스업 매출 비중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까지 늘려 국내외 경기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계열사들은 새롭게 바뀐 로고 ‘HDC’를 같이 사용한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그룹 방침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2000년 현대산업개발의 유화사업부가 분리해 나온 현대EP는 지난해 77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내·외장재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가 주력 상품이다. 국내 4곳과 인도 중국 등 해외 5곳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들은 국내 주요 가전회사 건설회사 등에 납품한다. 지난 7월 현대EP의 화학 소재 부문을 수직 계열화하기 위해 동부하이텍 울산 유화공장을 인수했다. 조흥현 현대EP 경영기획팀 부장은 “동부하이텍 공장 인수로 다양한 소재 생산이 가능해졌고, 추가 설비투자를 위한 부지도 확보했다”며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수익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돼 내년에는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조업에 이은 또 다른 성장 동력은 유통 및 서비스업이다. 서울 용산에 있는 현대아이파크몰을 보유한 현대산업개발은 쇼핑공간을 쇼핑·여가·레저를 결합한 복합생활 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켜 가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대규모 개발이 기대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에 자리잡아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아이파크는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서울’을 2005년부터 하얏트호텔에 위탁하고 있다. 파크하얏트서울의 시설과 서비스는 2006년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 24개 명소 중 ‘아시아 최고의 욕실을 갖춘 호텔’에 뽑힐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내년 2월 부산 해운대에서 268실 규모의 ‘파크하얏트부산’을 개장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05년 인수한 영창뮤직(옛 영창악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피아노 생산 공장을 운영하며 국내 악기 제조기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영창뮤직은 악기 제조업을 넘어 음악문화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무한도전’ ‘슈퍼스타K’ 등 대중적인 방송 프로그램에 전자악기를 협찬하면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실용음악 전문학원과 제휴를 맺어 정기적인 전문강좌를 진행하는 등 전자음악 교육사업도 벌이고 있다.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 등 유명 음악가에게 악기를 제공하고 공식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