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해외 창업에 나서고 있다. 아이디인큐의 김동호 사장(26)이 대표적 사례다.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3학년 때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실리콘밸리의 창업 열기에 반해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룬 케이스다. 이를 모태 삼아 시작한 게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해외 청년창업 활성화 프로그램이다. 벌써 34개 창업초기 기업가 64명이 이 프로그램으로 미국 등지에서 창업교육을 받으며 현지 진출을 노리고 있다. 청년창업의 패러다임을 확 바꿀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하지만 창업여건이 열악한 게 사실이다. 당장 시장부터가 협소하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치킨집, 분식집 같은 이른바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이다. 미국만 해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기술형 창업이 많고 생계형 창업은 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는 생계형 창업이 그 네 배인 40%에 육박한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이런 생계형 자영업 창업만 잔뜩 늘어나니 망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최근 10년간 3년도 못 채우고 문을 닫은 개인 사업자만 절반을 훌쩍 넘었을 정도다. 생계형 창업보다 기술형 창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 또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기술형 창업이 많은 이유는 시장이 크고, 벤처캐피털 등 자금 조달이 용이하며, 지식재산권이 제대로 보호되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우리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청년실업률은 지난 9월 6.7%로 여전히 높다. 대선후보들은 저마다 일자리 창출로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세금으로 지탱하는 공공 일자리나 일회성 일자리를 진정한 일자리라고 할 수는 없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대학생들에게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지 말고 해외로 나가 성공하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해외에서 5년만 빡세게 굴러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달콤한 공약으로 일단 표를 얻고보자는 정치인들, 알량한 위로의 말로 인기를 끌려는 가짜 청춘 멘토들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김 전 회장의 말대로 밖으로 나가 꿈을 이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