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중소 건설사의 평균 매출액은 절반 가까이 감소한 반면 대형 건설사는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난에 빠진 중소 업체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대한건설협회와 건설공제조합,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중소건설업체 경영실태 분석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건설사 평균 매출액은 1997년 54억원에서 2010년 31억원으로 42.4% 감소했다. 반면 대형 건설사 평균 매출액은 1670억원에서 5568억원으로 3.3배 증가해 중소 건설사와 대형 건설사간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 건설사 매출 증가율은 다른 산업에 비교해서도 저조했다.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조사 결과 2007~2010년 국내 중소기업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10.3% 였지만 중소 건설사는 6.3%로 12개 업종 중 10위에 그쳤다. 중소 건설사가 전체 건설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도 2005년 48.8%에서 2010년에는 44.1%로 축소됐다. 수익성도 악화돼 시공능력평가 8000위권의 소형 업체는 절반 이상인 55%가 적자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건설사가 참여하는 적격심사대상 공사의 평균 입찰 경쟁률은 359대 1에 달해 입찰에 참여해도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낮았다. 5억~10억원의 소규모 공사는 평균 입찰경쟁률이 450대 1에 달했다. 실제 2010년의 경우 적격심사대상 공사를 1건 수주한 업체가 전체의 91.3%에 달했고, 8.5%는 실적이 없는 ‘무실적 업체’였다. 직원 300명 미만의 중소 건설사가 전체 종합건설업체(9077개)의 99%를 차지하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연구를 진행한 권오현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중소 건설업체는 업체수 과잉, 수주경쟁 과열, 수익성 부진 등으로 한계점에 내몰렸다”며 “지원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발주제도 개선, 건설사 과잉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