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기업과 극동건설 등 건설사들의 법정관리행이 줄을 잇는 가운데 상반기 건설 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협회는 올 상반기 결산서를 공고한 건설사 124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회사가 48.3%로 작년 상반기보다 1.2%포인트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 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수익을 내도 이자비용 감당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의 비중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건설업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기업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은 수주물량 감소에 따른 공사선수금 감소 효과로 작년 상반기(176.6%)보다 3.9%포인트 감소한 172.7%로 집계됐다. 외부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18.3%에서 25.1%로 껑충 뛰었다. 재무안정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로 협회는 해석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5.9%에서 올해 상반기 4.4%로 1.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매출액 세전순이익률도 5.5%에서 2.0%로 크게 낮아졌다.

성장성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냈다. 상반기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0년과 2011년 증가율이 각각 5.4%, 4.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크게 꺾인 셈이다. 10대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매출비중은 2007년 14.6%에서 상반기 37.1%로 증가했지만 내수 시장에 치우친 중견 건설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비용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비율은 작년 상반기보다 4.3포인트 상승한 98.1%로 나타나 건설업체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