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현대건설 하나대투증권 BKB 등으로 이뤄진 한국 컨소시엄이 7000억원 규모의 미얀마 가스복합발전소를 짓는다. 23년간 이어진 미국의 경제 제재 조치가 올해 초 풀린 후 미얀마 정부가 처음 발주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프로젝트를 한국 기업들이 맡은 것이다.

한국 컨소시엄은 4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500메가와트(㎿) 규모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미얀마 정부(전력부)와 맺었다.

이 사업은 미얀마 경제수도인 양곤 인근 타케타 지역에 발전소를 건설한 후 30년간 운영해 수익을 내는 대형 민자 프로젝트다. 1단계 프로젝트 총 사업 규모는 7000억원 정도다. 500㎿는 양곤 인구 600만명이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 850㎿의 60%에 육박하는 규모다.

개발사업자(디벨로퍼)인 BKB는 2년 전 미얀마 군사정부 시절부터 정부 고위 관료들과 네트워크를 구축, 사업 인·허가권을 따냈다. 하나대투증권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사업성을 보고 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책임질 기업과 투자자를 모았다. 서부발전은 프로젝트 자본금 40%를 대는 최대주주로 발전소 운영과 보수(O&M)를, 현대건설은 2대주주로 발전소 설계·구매·시공(EPC)을 각각 맡는다.

김문덕 서부발전 사장은 “공기업의 발전소 운영 및 수주 노하우를 살려 민간 디벨로퍼, 투자은행(IB), 현대건설 등과 손잡고 해외 대형 SOC사업 수주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내년 2분기 발전소 건설에 착공, 2015년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MOA 체결 행사에는 우 킨 마웅소 미얀마 전력부 장관을 포함해 8명의 현지 장관급 관료가 참석, 발전소 건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에서는 김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IB부문 사장, 정시우 BKB 회장 등이 참석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오는 8일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피도(미얀마)=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