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월세 내는 외국인 잡아라" 先임대 마케팅 후끈
최근 입주에 들어간 서울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의 사업자인 국제빌딩 주변 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미분양 물량을 ‘선임대·후분양’ 조건으로 팔고 있다. 월세수익이 높아 수익형 부동산으로 제격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조합 관계자는 “각국 대사관과 외국계 기업이 많은 용산은 월 500만원 이상의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 외국인 수요가 풍부하다”며 “대출을 끼고 매입해도 짤짤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거주자 모셔라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거주자와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90일 이상 한국에 머물고 있는 장기체류 등록 외국인을 포함한 국내 거주 외국인은 140만명을 돌파, 울산광역시(113만5494명) 인구보다 많다.

외국인 거주자는 경기가 42만명(30.1%)으로 가장 많고 서울(40만명·28.8%)과 인천(7만명·5.2%) 등 수도권이 전체의 64%(90만명)를 차지한다.

지난해 980만명을 기록한 외국인 관광객도 한류바람을 타고 올해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의 월세는 △121㎡ 400만원 △141㎡ 450만원 △156㎡ 500만원 △171㎡ 600만원 등이다. 2년치 월세를 미리 받는 ‘깔세’가 기본 계약 형태다. 다달이 월세를 받으면 별도로 5000만~1억원의 보증금을 받는다.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기업 임원들을 중심으로 임대차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분양가 15억1740만원인 121㎡를 매입할 경우 한 번에 9600만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다. 담보대출을 이용하면 연 3.98% 금리로 분양가의 60% 수준인 9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월세 400만원으로 300만원 수준인 은행 이자를 내고도 100만원이 남는다. 인근 G공인 대표는 “도심과 강남 이동이 쉽고 한강 조망도 가능해 기존 계약자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에게 임대를 줬다”고 전했다.

○오피스텔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서울 서교동 홍익대 인근 A오피스텔에는 최근 인기리에 공연 중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wicked)’ 팀이 머물고 있다. 이 오피스텔 관계자는 “서울 지역의 숙박난과 비싼 투숙 비용 탓에 호텔 대신 오피스텔을 택한 것으로 안다”며 “주변 주거시설들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숙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다양한 부대시설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동대문 N오피스텔은 영어와 일본어 소통이 가능한 직원을 새로 뽑았고 신촌 I오피스텔은 엘리베이터와 벽마다 외국어로 된 안내문을 걸었다.

대학생과 직장인이 주고객인 고시텔도 외국인을 맞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창천동 H고시텔은 최근 밥과 김치만 제공하던 조식 메뉴에 토스트 잼 등 외국인 입맛에 맞는 식품을 추가했다. H고시텔 대표는 “월 임대료는 35만~45만원 선이지만 하루 임대료는 2만~3만원이어서 단기로 묵는 외국인을 받는 게 수익이 더 좋다”며 “단기 임차 외국인이 늘면서 공실률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삼성동 M고시텔은 영어 계약서와 브로슈어를 따로 만들고 호텔식 컨시어지서비스(맞춤형 숙박서비스)도 마련했다.

김보형/정소람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