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불황 타개책으로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백화점 큰손'인 중국인 고객을 통해 장기적인 매출 하락세 국면을 반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일제히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에 맞춰 중국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 돌입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8일간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총 75개를 선발해 10∼20% 추가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정기세일 기간에 적용된 할인율에 중국인들만 추가로 가격을 깎아주는 이벤트다. 국내 고객에게는 할인되지 않는 '노세일' 브랜드도 포함된다.

특히 중국인 고객이 많은 롯데백화점 본점은 중국인을 위한 10장짜리 광고전단을 제작해 매장 곳곳에 비치했다. 중국인 대상 특별세일 및 사은행사 안내 현수막도 에비뉴엘 외벽에 걸었다. 매장에는 통역인원을 20명 이상 배치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오는 21일부터 10월21일까지 한 달간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별 할인행사를 연다. 신세계가 중국인 고객을 주대상으로 진행하는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에는 26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여권을 소지한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10~30%를 할인해준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6일부터 중국 주요 10개 도시에서 중국인 VIP 고객 1000명에게 '현대백화점 VIP 바우처'를 준다. VIP 바우처는 국경절 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고객에게 배포된다.

압구정 본점에서는 중국인 점담 쇼핑도우미와 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2~3명으로 구성된 안내 서비스 직원을 2배인 6명으로 확대하고, 이 가운데 4명을 중국 통역전담 직원으로 배치한다.

이처럼 주요 백화점들이 잇따라 중국인 고객 유치에 나선 이유는 최근 3개월 연속 매출이 역(逆)신장하는 등 장기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큰손인 중국인 고객 수요를 잡아 매출 부진을 회복하겠다는 것.

중국인 고객의 백화점 객단가는 평균 80만~9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백화점 3사의 평균 객단가인 7만1189원(지난 6월 기준)의 1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주요 백화점 본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이 전체 매출의 5%에 달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고객은 이제 백화점의 확고부동한 핵심 고객층으로 자리잡았다" 며 "주요 백화점들이 구매단가가 높은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 하반기 매출 수요 확대의 구심점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