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 친지간의 정겨운 만남에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되는데 명절만 되면 찾아오는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명절증후군은 명절 음식 준비를 하는 여성들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만 원인만 다를 뿐 남녀에게 모두 발생한다. 남자의 경우에는 귀향길 교통체증을 견디며 오랜 시간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가 아프기 마련이고, 여자들 역시 차례상 준비와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인해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

◆운전 중 틈틈이 스트레칭해줘야

명절 교통전쟁은 명절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오랜시간 운전을 하는 남자들의 경우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기 쉽다.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어느새 허리가 뻐근해지고 목도 뻣뻣해지면서 발목마저 시큰거린다. 따라서 운전 시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해 허리 통증을 예방해야 한다.

허리에 부담이 덜 가는 자세는 허리와 어깨를 펴고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밀착시킨 자세다. 이 때 등받이는 90~110도 정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운전 중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면 허리를 받쳐 주지 못해 요통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등받이에서 등이나 엉덩이가 떨어지면 옆에서 봤을 때 목, 가슴, 허리로 이어지는 척추의 S자형 곡선이 사라지게 된다. 반면 앞으로 숙여진 자세, 경직된 자세는 근육통을 불러온다. 바른 자세로 운전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1~2시간 주행한 뒤 반드시 차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해준다. 스트레칭을 할 때 차에서 나와 갑자기 스트레칭을 할 경우 뭉쳐있던 근육이 놀랄 수 있으므로 천천히 해주는 것이 좋다.




◆음식 준비 시 쪼그려 앉는 것 피해야

명절이 되면 손님맞이 청소부터 시작해 장보기, 차례음식을 준비하고 설거지하기 등의 일이 반복된다. 그 중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오랜시간 쪼그려 앉아 차례상에 올릴 전을 부치는 일이다. 보통 전을 부칠 때는 딱딱한 거실 바닥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원 바른마디정형외과 대표원장은 “오랜시간 구부리고 앉아 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간다. 앉아있을 때 척추가 부담해야 할 하중은 서있을 때의 2~3배에 달한다”면서 “딱딱한 바닥에 앉을수록, 허리가 앞으로 구부정하게 구부러질수록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을 부칠 때는 부침기구 등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도록 한다.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허리를 벽에 기대 앉거나 한쪽 무릎을 세워주면 조금이라도 허리에 부담을 덜 수 있다.

음식 준비가 마무리 될 때면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가 여성들을 기다리고 있다. 설거지를 할 때 키에 비해 싱크대가 높으면 슬리퍼를 신거나 밑받침을 대고, 싱크대가 낮다면 다리를 벌리고 높이를 맞춰 허리가 구부정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또 싱크대에서 멀리 떨어지면 자세가 구부러져 허리에 부담이 되므로 가능한 한 배를 싱크대에 바짝 붙이면 좋다. 한 자세로 가만히 서있는 것도 관절에 부담이 크므로 중간 중간 자세를 바꿔주고 발 받침대를 마련해 한쪽 발씩 번갈아 올리고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래 서서 일을 하다보면 두 다리 중 어느 한쪽으로만 몸의 체중이 실리게 된다. 이러한 자세는 골반의 변형을 유발해 허리가 틀어지도록 한다. 일하는 틈틈이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육체피로를 줄이고, 일할 때도 주위 사람들과 재미있는 얘기를 하면서 피로를 털어버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명절증후군으로 인한 허리통증의 경우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완화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에는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으로 발전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급성이든 만성이든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10%에 지나지 않는다. 이 원장은 “마비증상, 대소변 장애 등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나비 신경감압술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이상원 바른마디정형외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