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40대 여성 김모씨는 최근 목이 쉬고 기침이 심해졌다. 일교차가 큰 가을날씨 때문에 감기에 걸렸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좀 쉬면 낫겠지”라는 생각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목에 통증이 심해지고 덩어리 같은게 만져져 걱정이 됐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보니 ‘갑상선 양성결절’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갑상선이란 목 부위 튀어나온 부분 아래에 있는 나비 모양의 장기로, 인체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중요기관이다. 갑상선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조직의 한 부위가 커져 혹이나 멍울처럼 자라는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한다. 100명 중 5명 꼴로 발병하는데, 갑상선 관련 질환 중 가장 흔하다.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발생빈도 또한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남성보다 여성이 3배 더 많이 발생하며,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갑상선 결절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목이 쉬고, 따끔거리는 통증을 유발하며, 결절이 커졌을 경우 식도나 기도를 압박해 숨이 차고 음식물을 삼키기 곤란한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갑상선 결절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악성(암)인지, 양성 결절인지를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목에 혹이 만져지면 갑상선 암이 아닐까 의심부터 하게 되지만, 갑상선 결절 중 90%이상은 양성결절로 암이 아니다. 따라서 먼저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만약 초음파 결과에 따라 갑상선 암이 의심될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위해 세침흡인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갑상선결절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심정석 위드심의원 원장(사진)은 “최근 들어 갑상선 암 환자수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1~2년 간격으로 초음파검사를 통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갑상선 양성결절은 주로 약물치료나 수술로 치료를 했지만, 최근에는 비수술적인 요법인 고주파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고주파절제술은 초음파를 이용해 결절 위치를 파악한 뒤 종양 내부에 1mm 굵기의 가느다란 바늘을 삽입, 고주파 열로 결절을 태워 없애는 치료법이다. 환부를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시술 후 목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시술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고 국소 마취만 하므로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갑상선 조직 손상이 없어 기능저하가 발생하지 않는다. 시술 후 갑상선약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줄일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심정석 위드심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