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권옥화 씨(41)는 지난 5월 야쿠르트아줌마로 취직했다. 20대 때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권 씨는 결혼 후 세 자녀를 키우느라 직장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런 그녀가 15년 만에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됐다. 불황으로 가계 수입에는 한계가 있지만 교육비는 지속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권 씨는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세 아이들의 교육비만 해도 한 달에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며 "학비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다가 주부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야쿠르트아줌마가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최근 일자리를 구하러 나서는 주부들로 방판 인력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불황이 겹치면서 아버지와 자녀를 대신해 경제활동에 나서는 어머니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식품 및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판 영업에 나선 주부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야쿠르트의 야쿠르트아줌마는 보통 월평균 180~200여 명이 활동을 시작하지만 올해 들어 월 250명씩 취업하고 있다. 9월 현재 야쿠르트아줌마는 총 1만3000여 명으로, 평균 연령은 46세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야쿠르트아줌마 활동을 시작하는 주부들이 많아졌다"면서 "야쿠르트아줌마는 월 170만 원의 수입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고, 오전에 일을 시작해 오후 1~2시 퇴근할 수 있어 주부들 직업으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방판 인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방판 인력은 30·40대 주부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1만4000명에서 올해 상반기 1만5000명으로 1000명이 늘었다.

아모레퍼시픽도 방판 매출 비중이 대폭 늘어 현재 총 3만8000여 명의 판매원이 활동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방판 인력은 수시 채용하기 때문에 주로 주부들이 찾아서 지원을 하거나 지인을 통해 문의하기도 한다"면서 "올해 방판 인력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5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평균치는 59.1%에 달했다. 2003년 52.6%에서
2007년 55.7%, 2011년 58.7%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