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공사현장에서 미장 거푸집 등의 일을 담당하는 건설기능인 지원자가 줄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20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기능공 등 숙련인력은 올해 7만명이 부족하다. 2013년에는 8만5000명, 2014년에는 10만5000명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숙련인력 1명을 육성하는 데 평균 5년 정도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건설산업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은 “비숙련인력은 외국인력 도입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건설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숙련공의 경우 대체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건설시장 진출을 위해서라도 청년층 숙련인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건설기능인은 건설 현장의 생산인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무형의 아이디어(도면)를 유형의 생산물로 만드는 일을 한다. 건설기능인 인력은 건설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벽한 도면이 있더라도 기능인의 ‘손’이 부실하다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건설업체들은 신재료나 신공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기능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공사원가 중 기능인의 노무비 비중은 30%에 달하고 전체 건설산업 취업자의 70~75%에 이른다.

그러나 힘든 일을 기피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건설 기능인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건설업계는 예상한다. 최삼규 건단련 회장은 “건설 기능인력의 고령화로 인해 숙련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건설 현장의 근로 환경 개선 등 양적·질적으로 건설 기능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 기능인 부족 문제를 풀기 위해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매년 ‘건설기능 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스무돌(20회)을 맞은 건설기능 경기대회는 그동안 ‘노가다’로 폄하되던 건설기능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기능인 육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건설업계의 평가다.

올해는 21일 충북 음성군 금왕읍 구계리 전문건설공제조합 기술교육원에서 대회가 열린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가 주최하고 국토해양부와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후원한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건설공사 현장에서 선발된 건설기능인 292명(여성 25명)이 참가한다. 참가 직종은 거푸집·건축목공·미장·조적·철근 등 총 14개다. 직종별 1, 2, 3위에게는 다음달 국토부 장관상과 건단련 회장상 등의 상패와 상금을 수여한다. 기능사 자격시험 면제와 산업연수 기회도 준다.

지난 19회 대회까지 3848명이 참가해 1018명의 입상자가 기능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상금(8540만원)과 해외산업연수(5000만원), 참가장려금(3500만원)도 지급됐다.

강해성 대한건설협회 문화홍보실장은 “건설기능인 스스로도 체계적인 기능 습득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