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나 기기간 장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HTML5’는 앞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개방형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포럼(IDF) 둘째날인 12일(현지시간) 르네 제임스 인텔 소프트웨어 총괄 부사장은 “모바일 기기부터 TV까지 모든 디지털 기기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HTML5가 해답”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이 시대 사람들은 하드웨어의 구조에 관심이 있기보단 단순히 기기를 이용해 ‘어떻게 일을 효율적으로 마칠 것인가’에 관해서 더 관심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아이패드용 앱을 사용하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HTML(하이퍼텍스트생성언어)5는 호환이 가능한 차세대 표준 인터넷 규격 플랫폼이다. HTML5 방식으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iOS 등 OS에 상관없이 구동이 가능한 ‘멀티 플랫폼’ 형식이다. 인텔은 지난해 9월 삼성과 합동해 차세대 웹표준인 HTML5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모바일용 OS 타이젠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개인이 다양한 IT기기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개방형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는 타이젠은 다양한 기기에 자유롭게 탑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PC 시장을 구심점으로 삼고 있지만 무게 중심을 모바일로 옮겨야 한다는 장기적인 과제를 안고 있는 인텔로선 향후 모바일 시장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기 위한 포석을 깔아놓고 있는 셈이다. 인텔은 2010년 모바일용 칩셋인 ‘무어스타운’을 개발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윈도), 구글(안드로이드), 애플(iOS) 등 OS 개발사들이 모두 이 칩셋에 OS를 얹어 제품을 내놓는 것을 거절해 실제 제품을 출시하지 못한 ‘아픈 경험’도 있다.

제임스 부사장은 “같은 앱임에도 플랫폼 별로 다시 개발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은 개발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마켓에 있는 전체 앱 가운데 63%가 한 달에 5000달러를 벌어들이지 못하는 현실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개발자들의 환경을 위해서라라도 다른 플랫폼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컴퓨터 경험을 그대로 제공해준다는 ‘범용 컴퓨팅(transparent computing)’이라는 개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HTML5과 같은 플랫폼을 넘나드는 컴퓨터 언어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문제가 모두 충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HTML5에 올인했던 것이 패인”이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 제임스 부사장은 “HTML5가 매우 과대평가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범용 컴퓨팅’을 둘러싼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솔루션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임스 부사장은 HTML5를 기반으로 한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들간의 협력 공간인 ‘인텔 개발자 존’도 발표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툴, 샘플 코드 등 HTML5 앱 개발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