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수입 SUV 판매대수는 총 1만52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03대)보다 46% 증가했다.

주로 경유를 쓰는 SUV는 연비가 나쁘고 소음이 많은 차로 인식돼 한국 시장에선 세단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편견을 없앤 디젤 SUV 차들이 나오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올 하반기 신형 GLK를 내세워 스마트폰을 즐기는 젊은층과 SUV 고객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신차는 3년 만에 나온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차량으로 올 4월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뉴 제너레이션 GLK, 디젤 수입차 고객 공략···아우디 Q5, BMW X3 등과 경쟁

벤츠코리아가 이달부터 본격 판매하는 뉴 제너레이션 GLK는 올 상반기 출시한 뉴 M클래스(ML 250 블루텍 등)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SUV 차량이다. 벤츠 M클래스보다 낮은 체급으로 자사 SUV 부문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주력 모델이다.

GLK 220 CDI의 파워트레인은 배기량 2143cc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에 7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벤츠의 상시 4륜 구동 장치인 4MATIC 기술을 적용해 주행 안전성을 확보했다.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성능을 낸다. 복합 연비는 13.1km/ℓ,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전보다 20% 이상 줄어든 151g/km로 친환경성이 강화됐다.

올 들어 2.0ℓ급 수입 디젤차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SUV 디젤'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혼다 CR-V(가솔린)를 빼면 판매 5위 내 SUV 차종은 벤츠 GLK를 비롯 폭스바겐 티구안, BMW X3, 아우디 Q5 등 전부 디젤이다.

2013년형 GLK의 경쟁 차종으론 BMW X3, 아우디 Q5 등이 꼽힌다. 올 8월까지 GLK 판매대수는 648대로 X3(1100대)와 Q5(517대) 사이에 끼어 있다. 신형 모델 추가로 고객 확보 전략이 용이해졌다.

국내 시장엔 GLK 220 CDI 4MATIC 두 종류(기본형·프리미엄)로 나왔다. 판매 가격은 구형 모델과 비교해 인상 폭이 거의 없다. 기본형은 5860만 원으로 이전과 동일하고 프리미엄은 6650만 원으로 100만 원 올렸다. 기본형의 경우 경쟁 차종인 배기량 2000cc급 아우디 Q5(5950만 원), BMW X3(6260만 원) 디젤에 비해 조금 싸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GLK는 30대 전문직 종사자를 구매 타깃으로 잡았다" 며 "자신의 개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길 원하는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 국내 소비자에 맞춘 편의 사양 돋보여

벤츠는 헤드램프(전조등) 등 외관을 다듬고 실내 편의기능의 보강으로 신차 상품성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한국형 옵션을 대거 적용해 국내 소비자를 적극 배려한 대목이 돋보인다.

GLK 기본형은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했다. 790만 원 비싼 프리미엄은 한국형 통합 내비게이션(TV DMB 기능 포함)을 비롯해 7인치 디스플레이에 한글이 적용된 커맨드 시스템, 룸미러 하이패스 기능 등을 추가해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다.

장시간 운전 시 집중력이 떨어진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주의 어시스트 기능과 야간 주행 때 운전자의 가시거리 확보를 돕는 첨단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기능도 눈길을 끈다. 앞·뒤 범퍼에 장착된 총 10개의 초음파 센서와 전자 컨트롤 장치 센서로 주차를 돕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와 후방 카메라, 트렁크에 짐을 싣고 내릴 때 편리함을 더한 트렁크 자동 닫힘 장치 등도 제공한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