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시장 개인 투기는 여전…개인투자자 비중 30%대 유지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 규모가 전성기의 3% 수준까지 줄어들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ELW 시장에서 기승을 부리던 스캘퍼(초단타매매자)까지 시장을 떠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작년과 올해 초 ELW 시장의 스캘퍼 문제는 업계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옵션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소액 투자를 막기 위해 거래단위를 상향조정했지만 개인 투자자 비중이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방'을 노린 투기성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 ELW 시장 `개점휴업'…스캘퍼도 이탈

2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LW 거래대금은 올해 2월 18조7천억원에서 3월 4조3천억원으로 77.1% 급감했다.

금융당국이 3월 일반 투자자의 과도한 시장 참여를 줄이기 위해 증권사, 선물사 등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을 제한한 데 따른 것이다.

ELW 거래대금은 4월에는 1조4천억원 수준까지 떨어져 바닥을 쳤고 5월 1조5천억원, 6월 1조7천억원, 7월 2조3천억원으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4월 거래대금은 ELW 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한 작년 10월(43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3.2% 수준에 불과하다.

작년 이후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들이 ELW 시장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강도 규제를 잇달아 시행했다.

작년 7월 기본예탁금을 1천500만원으로 인상해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높였고 올해 3월에 LP의 호가 제출을 제한했다.

이 때문에 거래할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 ELW 시장이 활기를 잃었고 암암리에 활개를 치던 스캘퍼들의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LP 비중이 3월 호가 제한 이후 45~50% 수준에서 10%대로 떨어졌다"며 "스캘퍼도 LP들이 제출하는 호가를 이용할 수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중에는 ELW 관련 부서를 아예 없애고 문을 닫은 곳도 있다"며 "스캘퍼는 물론 일반 개인 투자자도 거래가 안 되니 시장에서 많이 떠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동안 ELW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제기돼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특히 스캘퍼가 주범으로 지목됐다.

작년 검찰은 증권사가 ELW 거래에서 스캘퍼에게 속도가 빠른 전용회선을 내주는 등 부정한 수단을 쓴 혐의로 증권사 전ㆍ현직 사장들을 기소했다.

1심에서는 전원 무죄를 선고받았다.

◇ 옵션시장 개인 투자자 30%대…투기 여전

옵션시장에서는 개인의 소액투기 거래를 막고자 거래 단위인 승수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려 거래량은 줄었지만 거래대금은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30%대를 유지하고 개인의 투기성 거래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7월 옵션 거래량은 하루 평균 279만계약으로 작년 7월(1천395만계약)에 비해 80% 줄었다.

이 거래량은 그동안 1천만계약 안팎에서 움직이다 올해 5월 1천138만계약에서 6월 797만계약으로 줄어든 데 이어 7월 더욱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금융당국은 3월 파생상품시장 건전화 방안으로 옵션 거래승수를 조정, 6월 만기일 이전까지는 10만원 옵션과 50만원 옵션이 함께 거래됐고 7월에는 50만원 옵션만 남게 됐다.

하지만 거래량 급감에 비해 거래대금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7월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1조4천억원으로 작년 7월(1조4천억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 금액은 작년 11월 1조8천억원대 수준에서 다소 줄었지만 올해 5~7월 1조4천억원 수준에서 움직여 거래량과 동일하게 바뀌지 않았다.

승수 조정 외에도 시장의 변동성이 옵션 시장 변동의 주요 요인이지만 실질적인 투기 세력들이 수익을 이전 수준으로 맞추려고 더 큰 가격으로 거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의 옵션 거래대금 비중은 6월 30.0%에서 7월 31.0%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 비중은 작년 30%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11월 파생상품시장 건전화 방안이 나오자 27.6%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30%대를 회복한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개인 투자자 비중은 연평균 33.4%이기 때문에 최근 다소 줄었다"면서도 "거래승수 조정 등이 규제 초기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새 환경에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