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3세대급 휴대폰용 LCD(액정표시장치)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2개의 중소형 LCD 라인 중 하나를 접는 것으로 모바일 LCD사업은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에 밀려 명맥만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천안에 있는 L3라인에서 3.25세대(600×720㎜) LCD 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 L3는 LCD 생산라인 중 세 번째로 지은 사업장이라는 의미로 1998년 완공됐다. 이 회사는 조만간 L3라인 가동을 멈춘 뒤 설비 매각이나 라인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휴대폰용 LCD의 주요 고객인 노키아와 RIM(리서치인모션), 모토로라 등에서 받는 주문량이 줄어들어 L3라인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라인 전환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판단할 계획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2008년만 해도 노키아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38.6%였지만 지난 2분기에 19.9%로 반토막났다. 같은 시기 모토로라 점유율도 8.7%에서 2.2%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에 아몰레드만을 채택한 것도 L3라인 생산 중단의 요인이 됐다.

L3라인을 중심으로 중소형 LCD 주문이 급감하면서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100%였던 이 회사의 모바일 사업 부문 가동률은 2분기 들어 80%대로 떨어져 상반기 전체적으로 93%의 가동률을 보였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08년 중소형 LCD를 생산하던 L1과 L2라인을 연구·개발(R&D) 시설로 전환했다.

앞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에 있는 L4라인에서만 중소형 LCD를 생산하고 휴대폰용 패널은 아몰레드에 집중할 방침이다. 2000년부터 가동한 L4라인은 휴대폰용 4세대(730×920㎜) LCD를 생산하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용으로 납품하고 있는 LCD는 주로 L5와 L6에서 생산한다. 대형 모니터와 TV용 LCD는 충남 아산에 있는 탕정사업장의 L7 및 L8라인에서 만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옴에 따라 삼성이 중소형 LCD는 명맥만 유지하고 아몰레드 생산을 더욱 늘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중대형 LCD 생산시설도 중국 쑤저우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