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 단성사(사진)가 작년에 이어 또다시 공매 물건으로 나왔다.

6일 국제신탁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인근에 있는 단성사가 오는 13일 공매에 부쳐진다. 1차 입찰금액은 토지(2009㎡) 939억1237만원, 건물(1만5264㎡) 329억9624만원 등 1269억862만원(부가세 별도)으로 정해졌다.

단성사의 주인인 아산엠단성사가 700여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한국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10여곳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국제신탁에 공매를 의뢰했다. 단성사는 작년 4월에도 30억원의 대주단 이자를 내지 못해 공매(1차 입찰금액 990억원)에 들어갔다. 당시에는 아산엠단성사가 대주단과 협의해 공매를 중단시켰다.

단성사는 2000년대 들어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 밀려 경영난에 허덕이다 2008년 부도를 냈다. 2009년 현재 주인인 아산엠단성사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새 주인은 2010년 8월부터 기존 영화관을 10개관에서 3개관으로 줄이고, 다이아몬드거래소가 들어서는 주얼리타운으로 리모델링을 시도했다. 그러나 상가 점포 선분양에 실패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시가 5년간 150억원을 주고 단성사 건물 5~7층을 빌려 귀금속 관련 지원센터를 열겠다는 계획을 지난 2월 철회하면서 자금난이 심화됐다. 아산엠단성사 관계자는 “서울시의 말만 믿고 리모델링에 120억원을 투자했다가 부채만 떠안게 됐고, 부실 저축은행 처리를 맡은 예금보험공사도 자금 회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