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VOA에 이메일.."美, 적대시 정책 철회 행동으로 보여줘야"
미국에선 위트 전 북한담당관 나가


북한과 미국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최근 자신들이 '핵문제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힌 배경을 설명하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비핵화는 요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싱가포르 회동에 참가한 북한의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이메일을 보내 북미 비공식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

최 부국장은 이메일에서 앞으로 핵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 철회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북한도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회동에 나선 미측 인사는 전(前) 국무부 북한 담당관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월 베이징(北京)에서 고위급 협의를 가진 이후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과 식량(영양) 지원을 골자로 한 '2.29합의'를 발표했으나 이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합의 이행이 무산됐다.

양측은 최근까지도 뉴욕 채널 등을 통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미국의 구태의연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조선반도에서는 대결과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며 '핵문제의 전면 재검토'를 천명하는 강경 성명을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이에 대한 연합뉴스의 논평 요구에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주력하고 있으며, 북한(DPRK)에 대해 적대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북미 비공식 접촉과 관련해서는 트랙 2(민간채널) 회동이 열린 사실은 알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간여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