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퇴직연금계좌' 시대가 본격 개시되면서, 퇴직연금붐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됨에 따라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IRP는 기존의 개인퇴직계좌(IRA)가 진화한 것으로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퇴직금이 자동으로 입금되게 된다.

또 추가납입도 가능하며 다양한 상품에 자유롭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퇴직금을 받은 퇴직자거나 현재 퇴직연금에 가입된 근로자에 한해 개설이 가능하다.

◇ 금융투자업계 IRP 고객 잡아라…상품 '봇물'
금융투자업계는 IRP고객을 잡으려고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정기예금과 채권, 발행어음, 원금보장 주가연계증권(ELS)등 다양한 원금보장상품에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100세 시대 IRP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매달 일정금액을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에 정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분할매수 기능도 지원한다.

퇴직 이후 연금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맞춤형 연금지급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IRP시장이 2020년 80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장점을 모두 아우른 IRP는 연금 붐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도 IRP상품을 내놨다.

대우증권도 이날부터 IRP개설이 가능하다.

퇴직금용도와 저축용도 두가지 형태 중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IRP 중장기 자금 유입시…현대차ㆍ삼성SDI 등 수혜

IRP를 통해 중장기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IRP가 중장기성 자금을 시장에 공급해 주식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IRP 수탁자들이 주식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상품 가입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투자자 중 25%가 연 8%, 11%가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각각 원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주식 같은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실제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금 고갈에 대비해 투자수익이 낮은 채권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식이나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중장기 운용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IRP 시장 성장에 맞는 주식 투자전략이 나오기도 했다.

중장기성 자금이 개별 업종이나 종목의 주가 수익률을 높일 것이라고 전제한 것이다.

오온수 연구원은 금융시장 위기가 한동안 지속한다고 가정하고 연기금의 투자 패턴을 분석해서 IRP 시대의 11개 수혜주를 선정했다.

그는 현대차, 삼성SDI, 제일모직, 대한항공, 에스원, 롯데칠성, SKC, SK케미칼, 한섬, 세방전지, 삼광유리 등의 수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한지훈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