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에서 정보기술(IT) 업체를 운영하는 I사 김모 사장은 요즘 사무실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입주한 센터도 사무환경이 쾌적하고 휴게공간이 잘 갖춰져 있지만 주변에 주거시설 공원 등이 부족해 업무 외 시간엔 직원들의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일터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조건에 맞는 곳을 물색해 하반기 중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를 닮은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수요에 대응, ‘친환경’과 ‘웰빙’을 강조한 지식산업센터 공급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센터 내에 직원 기숙사를 설치하고 지상 공원이나 녹지를 조성하는 식이다. 과거 옥상정원, 분수광장, 휴게공간 등을 센터 안에 설치해 실내의 쾌적성만 강조했던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하반기에는 이 같은 친환경 지식산업센터들이 대거 입주에 들어간다. 11월 인천 송도에 입주하는 ‘송도 스마트밸리’에는 지상 28층 규모의 기숙사동이 따로 들어선다. 23층인 업무동보다 더 큰 규모다. 땅면적에 대한 건물바닥면적 비율인 건폐율을 40% 미만으로 줄였고, 동과 동 사이 거리를 넓혀 탁 트인 느낌이 들게 했다. 센터 분양 관계자는 “업무 시설이지만 모두 남향으로 설계해 빛이 잘 들고 사무실에서 서해 바다도 조망할 수 있다”며 “4만㎡의 지상광장도 따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대성산업이 서울 가산동에 분양 중인 연면적 15만9000㎡의 지식산업센터 ‘가산디폴리스’도 이 지역에선 이례적으로 단지 내에 약 1만㎡의 녹지를 확보했다. 9월 입주 예정인 이 센터에는 테마파크와 생태공원이 별도로 조성된다.

아예 도심 업무지구에서 떨어진 곳에 입지를 정하고 자연 조망권을 확보한 곳도 있다. 9월 입주 예정인 성수동 ‘서울숲 한라 에코밸리’는 건물 서쪽 7층 이상에서는 한강과 서울숲을 조망할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웰빙 지식산업센터를 투자 대상으로 접근할 때에는 분양가와 주변 환경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