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 대형 경비함 함장의 연봉이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함장은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년 넘게 해양경찰관으로 봉직한 이들은 모두 3천t급 이상 대형 경비함 함장들로, 경찰서장보다 한 계급 낮은 경정 계급의 경찰관들이다.

차관급인 해양경찰청장의 연봉이 1억32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해경청장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경찰관이 더 이상 희귀하지 않은 셈이다.

해경청의 한 관계자는 "억대 연봉 함장들의 봉급은 연간 6천만∼7천만원 선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위험근무수당, 시간외근무수당, 함정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이 인상돼 수당만 연간 3천만∼4천만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함장을 비롯한 함정 요원들의 수당 인상은 목숨을 내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업무 특성이 고려된 결과다.

해경청은 2008년 전남 가거도 해역에서 고(故) 박경조 경위가 중국선원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진 사건 이후 함정 요원들의 수당 현실화에 주력해 왔다.

시간외근무 수당 지급 체계를 기존 월 80시간 이하만 인정해주던 것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했고,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수당 액수도 꾸준히 늘려 왔다.

덕분에 해경 함정 요원들의 봉급 수준은 해군, 항만청, 관세청, 어업관리단 등 선박을 운용하는 공공기관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해양경찰관 사이에 기피 대상이었던 함정 근무는 최근 들어 지원자가 넘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경청이 지난 2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전국 해양경찰서 직원을 상대로 근무 희망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경비함 근무를 1지망으로 꼽은 직원이 40%에 달했다.

그러나 억대 연봉의 `영예'는 쉽사리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함장들은 3주에 한 차례 꼴로 7박8일의 해상 경비활동에 나선다.

이 기간에는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 밖에 없다.

또 최근 불법조업 외국어선 나포시 선원들이 인명살상무기를 동원하면서까지 격렬하게 저항하기 때문에 해경 대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극도의 긴장감 속에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해경 관계자는 "수당체계 개선을 통해 억대 연봉을 받는 함장들이 늘고 있다"며 "함정 근무 수당이 어느 정도 현실에 맞게 조정된 만큼 앞으로 더욱 더 강한 사명감을 갖고 해상주권 수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