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일반인에게 투자의견이나 실적전망 보고서를 공개하기 전에 헤지펀드들에 정보를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랙록 사이언틱 액티브 이쿼티’의 메모를 입수해 16일 이같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블랙록, 마셜웨이스 같은 대형 헤지펀드들은 애널리스트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면서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질문을 포함시켰다. 예를 들어 ‘현재 시장의 실적전망 평균치가 상향 혹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묻는 식이다.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메릴린치, UBS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이런 설문에 관례적으로 응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메모에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사전에 포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적혀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미리 입수하면 시장의 흐름을 사전에 읽고 관련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널리스트들이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주가 하락에 베팅해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일반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