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타운' 된 뉴타운…가재울 조합원 2억~3억 빚…경기침체로 거래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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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분양분 일부 안팔려
조합원끼리 손실분 갹출
추가 분담금 예상 웃돌아
조합원끼리 손실분 갹출
추가 분담금 예상 웃돌아
이곳 조합원들의 경우 상당수는 아파트 준공 무렵에 추가 건축비(분담금·3000만~5000만원)를 내야 한다.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빌렸던 이주비(전세자금) 원리금도 갚아야 한다. 가구별로 1억5000만~3억원 정도다.
그런데 주택경기 침체로 조합원들의 주요 수익원인 ‘일반분양 아파트’의 일부가 미분양으로 쌓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분양에 성공했다면 여기서 발생한 이득으로 추가 건축비가 상쇄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를 모았던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이 이른바 ‘빚타운’이 되고 있다. 가재울뉴타운, 흑석뉴타운, 전농뉴타운 등은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조합원과 일반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빚 부담을 안고 있다.
빚 감당이 힘든 조합원들은 아파트를 처분하려 해도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매수세마저 사라져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런 추세라면 ‘하우스 푸어(집을 소유한 빈곤층)’와 비슷한 ‘뉴타운 푸어’가 속출할 것으로 주택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빚을 줄이고 추가 건축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금부담이 적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입주를 희망하는 조합원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35개 뉴타운에서 개발을 추진 중인 재정비구역은 248개에 이른다. 이 중 마지막 절차인 사업시행인가 등을 마치고 준공한 곳은 22개 구역(8.6%)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중반과 같은 주택시장 활황기가 다시 오지 않는 한 남아 있는 200여개 재정비구역 주민들도 비슷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뉴타운 입주시점이 다가올수록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무분별하게 추진한 뉴타운 개발사업이 완료 시점에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닥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국내 도시 재정비 시스템이 주택경기 활성화를 바탕으로 민간 자본에만 의지해 이뤄지도록 한 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지금의 부작용은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