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까지만 해도 듀오백코리아는 ‘강소(强小)기업’의 대명사였다. 독창적인 기술력과 높은 인지도 덕분에 ‘덩치’(매출 412억원)는 작아도 ‘돈’(영업이익 70억원)은 잘 벌었다. 전통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이 17%에 이른다는 건 당시에도 드문 일이었다.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았다. 모방품이 나돌고 새로운 경쟁자가 뛰어들자 위축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0.8%(연결기준)로 주저앉았다. 정관영 듀오백코리아 사장(사진)은 “듀오백이란 이름만 빼고 모든 걸 다 바꾼 ‘듀오백 2.0’ 시리즈를 9월께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 5%(132억원→139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0%(9억9915만원→1억1342만원) 가까이 줄었다. 주재료인 플라스틱과 철근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2분기 실적은 어떤가.

“4~5월도 좋지 않았다.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매출이 10%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6월부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을 작년(433억원)보다 5% 늘리는 게 목표다. 영업이익률 목표치도 5%다.”

▷하반기 실적 개선 근거는.

“7월1일부터 제품 가격을 5~7% 올렸다. 9월에는 기존 제품보다 20% 이상 비싼 ‘듀오백 2.0’을 낸다. 기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싹 바꿨다. 자동차로 치면 ‘풀 체인지’ 모델인 셈이다. 1997년 듀오백 의자를 내놓은 이래 ‘풀 체인지’ 모델을 내놓기는 처음이다.”

▷신제품 수요가 얼마나 될 것으로 보는가.

“듀오백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때가 2000년 전후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의자 교체 주기는 대략 10년이다. 듀오백 초기 구매 고객들의 교체 시기가 왔다는 얘기다.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

▷국내 시장만으론 한계가 있을 텐데.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미국 러시아 등 10여개국을 뚫었다. 지난해 30억원 어치를 수출했는데 올해는 40억~50억원으로 확대될 것 같다. 2015년에는 전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거둘 계획이다.”

▷세계 최대 가구점 이케아가 내년께 국내에 진출하는데.

“오히려 기회다. 이케아는 가구 전문 유통점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아니다. 반면 한국 진출을 계기로 이케아가 듀오백의 진가를 알게 된다면 납품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가구 분야로 진출할 계획은.

“책상과 침대 분야를 들여다보고 있다. 아직은 듀오백의 제품 철학인 ‘인간공학으로 설계한 편안함’을 이들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정도다.”

▷2년 전 정보기술(IT)업체를 인수했는데.

“2010년 7월 마이미디어를 인수한 뒤 DBK네트웍스로 이름을 바꿨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중 온라인쇼핑몰을 열 계획이다. 듀오백 의자 등 가구, 인테리어만 다루는 카테고리 킬러 형태로 만들 것이다. 2014년까지 연매출 100억원짜리 쇼핑몰로 키울 방침이다.”

▷주가가 4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주가 부양 계획은.

“인위적인 부양 계획은 없다. 듀오백코리아는 충분히 매력있는 주식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가배당률이 6~8%에 달하는 고배당주란 점에서 그렇다. 수출과 신사업을 통해 나름 성장성도 갖췄다. 듀오백 주주가 되면 작은 ‘선물’도 준다. 1주라도 가진 주주에게는 연말에 듀오백 제품을 40% 싸게 살 수 있는 쿠폰을 준다.”

○알림=다음회에는 조호연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입니다. 질문이 있는 분은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stock@hankyung.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글=오상헌/사진=정동헌 기자 ohyeah@hankyung.com